전북지역 한우농가들의 수익성이 전국적인 한우 가격 고공행진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도내 축산 유통 구조의 복잡성과 김영란법 시행 등 한우판매에 악영향을 끼치는 요소들로 인해 도내 한우 농가의 한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축산물생산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우비육우의 마리당 순수익은 한우가격 상승으로 총수입이 증가해 31만6,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한우비육우 마리당 순수익이 29만3,000원 적자였던 것에 비하면 나아진 수익성이나 최근 한우가 마리당 1,000만원을 호가하는 것과 비교하면 농가 소득은 높지 않은 것이다.
아울러 한우번식우와 육우의 경우는 올해도 적자다. 한우번식우의 경우 지난해 마리당 순수익 58만5,000원 적자인 것에 비해 올해 19만2,000원 적자이고 육우의 경우 지난해 109만2,000원 적자가 20만7,000원 적자다. 총수입이 상승해 적자 폭은 줄었지만 농가의 시름을 덜기엔 미흡한 수준인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송아지의 가격이 상승해 총수입은 늘었지만 사육비의 증가폭이 커 송아지를 내다팔아도 번식우 사육비 대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즉 바닥시세가 너무 비싸 수익성이 크게 나아지지 않은 것이다.
유통 구조의 복잡성도 도내 축산 농가들의 시름을 한 몫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지난해 상반기 축산물 유통실태를 통해 소고기 유통 비용률이 41.5%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소비자가 낸 소고기 값 1만원 중 4,150원은 원가에 얹힌 비용이라는 것.
축산농가 입장에서는 소비자와의 직거래가 더 나은 방법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암소를 키우는 김모씨(익산시)는 "직거래를 하려해도 유통 관련 허가 등 각종 규제가 너무 많다"며 "또 직거래를 위해 냉동 차량 등 고가의 장비를 갖춰야 하는 점도 영세농가로선 쉽지 않은 문제"라고 토로했다.
설상가상으로 김영란법으로 내수 위축에 따른 축산기반 붕괴가 시작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돌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최근 입법 예고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오는 9월부터 시행돼 공직자와 사립학교·유치원 임직원, 언론인 등에 대한 식사비와 선물값을 각각 3만 원과 5만원으로 제한하면 한우 소비 격감과 수입육 증가로 축산기반 붕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전주김제완주축협 관계자는 "한우값 고공행진에 축산농가들의 송아지 입식 의향은 높으나  사료값만 300만원 넘게 드는 송아지를 키워 출하하는 시점에 소값이 폭락 할 수 있다는 우려에 도내 축산농가들의 실제 송아지 입식은 이뤄지지않고 있다"면서 "이는 결국 한우 사육마릿수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정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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