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개인파산제도를 악용한 사례에 대응해 개인 파산 채무자의 주거지와 근무지 등을 불시에 방문하는 등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경기 불황 여파로 개인파산 신청이 늘고 있는 가운데 허위로 개인파산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잇따르는데 따른 법원의 대책이다.
실례로 법원에서 파산선고를 받은 채무자 A씨는 지난해 3월 허위로 파산 면책을 시도하다가 법원에 적발됐다. 
개인파산을 신청한 A씨는 월 90만원의 급여를 받고 한정식 식당에서 근무하며 식당 2층에서 가족들과 무상으로 거주하고 있어 빚을 갚을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파산관재인이 손님을 가장해 한정식 식당을 불시 방문한 결과, 식당 2층에는 채무자 가족이 거주할 공간이나 가재도구 등은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계산대에 비치된 식당 명함에는 채무자의 아내 명함이 꽂혀 있었다.
이에 법원은 A씨가 식당의 실질적 사장이라고 판단하고 면책 불허 결정을 내렷다.
지난해 8월에도 파산관재인의 불시 현장 방문으로 자신이 운영하는 조명회사를 폐업한 뒤 다시 자신의 부인을 대표이사로 내세워 동종 업체를 설립해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한 개인파산 채무자 B씨가 면책 불허 결정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은 개인파산제도의 남용을 막기 위해 내달부터 파산관재인이 채무자의 재산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채무자가 타인 명의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거나, 주거지에 대한 거짓 진술이 의심될 경우 불시 현장 방문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달부터는 파산선고를 받는 채무자는 불시 현장방문 동의서를 제출해야 하고, 파산관재인은 현장방문 필요성이 있는 채무자에 대해 법원에 현장방문 필요성 등을 소명하고 실태를 파악한 뒤 현장방문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한 법원은 과거 면책을 받았던 채무자가 면책 결정 확정일부터 7년이 경과한 후 다시 면책을 신청할 경우에도 경제활동과 재산변동내역 등을 상세히 조사하는 등 심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박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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