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사임하자마자 친정부 성향의 언론들이 등을 돌려 눈길을 끌고 있다.

 이집트 국영 언론과 친정부 언론들은 무바라크 대통령 사임 다음날인 지난 12일(현지시간) 일제히 논조를 바꿨다.

 지난 18일의 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반정부 시위를 축소, 왜곡 보도하고 반정부 시위대를 말썽을 일으키는 단체로 묘사했던 이들 언론은 이날 반정부 시위에 의한 무바라크 대통령 축출을 축하하며 이집트 국민들을 편을 들었다.

 이집트 국영 TV는 이날 수천 명이 운집한 카이로 대통령궁 인근에서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기뻐하는 국민들의 모습을 보도했다.

 국영 TV 소속 기자는 "지금 이 순간 이집트 국민들은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영 TV는 또 "이집트 국민들은 자신들의 순수하고 위대한 혁명에 기뻐하고 있다"는 이집트 중동 통신의 보도를 인용했다.

 이집트 중동 통신은 "이집트 국영 TV는 정직한 보도를 할 것"이라며 "국영 TV는 이집트 국민들의 것"이라고 밝혔다.

 국영 신문 알-아흐람은 1면 머리기사 제목으로 "민중이 정권을 몰아냈다"고 보도했다.

 국영 일간지 알-곰후리아도 사설에서 "낡은 정권의 우두머리들이 이집트로부터 삶을 착취했다"며 무바라크 정권을 비난했다.

 하지만 친정부 언론의 변신에 몇 몇의 독립적인 신문을 발간하는 히샴 카삼은 "새로운 정부가 지원을 줄인다면 국영 언론은 쇠약해질 것"이라며 "천천히 종말에 이를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