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여성을 훔쳐본 30대 남성에게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돼 논란이 예상된다.
공중화장실이 아닌 술집화장실은 관련법에 처벌할 규정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이석재)는 24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성적목적 공공장소 침입) 혐의로 기소된 강모(35)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강씨는 지난 2014년 7월 6일 저녁 9시10분께 전주시 금암동의 한 술집 부근 남녀공용화장실에서 A(27.여)씨가 용변을 보는 모습을 훔쳐본 혐의로 기소됐다.
강씨는 이날 화장실에 들어가는 A씨 몰래 뒤따라 들어가 옆칸에서 볼 일을 보는 A씨 칸으로 머리를 들이밀어 지켜본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원심 재판부는 범행이 이뤄진 장소가 성폭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범 제12조에서 규정한 ‘공중화장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원심과 같은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제2조는 공중화장실을 △공중화장실(공중이 이용하도록 제공하기 위해 국가, 지방자치단체, 법인 또는 개인이 설치하는 화장실) △개방화장실(공공기관의 시설물에 설치된 화장실 중 공중이 이용하도록 개방된 화장실 또는 특별자치도지사, 시장, 군수, 구청장 등이 지정한 화장실) △간이화장실(공중화장실을 설치하기 어려운 지역에 설치한 소규모 화장실) △유료화장실(화장실 설치?관리자가 이용자에게 이용료를 받을 수 있는 화장실)로 규정하고 있다.
성폭력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은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공중화장실이나 대중목욕탕 등의 공공장소에 침입하거나, 퇴거 요구를 받고도 응하지 않을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이 사건이 일어난 화장실은 술집 영업시간에만 문을 여는 술집 외부 건물의 2층 계단 중간에 설치된 남녀공용 실외화장실로,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적용을 받는 공중화장실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원심의 판정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박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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