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공무원을 준비하던 최 모씨(남, 27세)는 최근 하던 공부를 미루고 취업을 선택했다. 대학시절 대출 받았던 학자금(2년 거치 2년 상환) 상환시기가 돌아왔기 때문이다. 최 모씨가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울며겨자먹기로 입사한 회사의 급여는 최저임금(월급여 약 126만원). 최 모씨는 "월 급여가 30~50만원만 오르면 좋겠다"면서 "매월 80만원정도 나가는 대출금을 상환하고 나면 식비와 통신비 등의 해결도 힘들어 아직은 부모님으로부터 용돈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노동자의 생활 안정과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도입된 최저임금제가 생계비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는 논란이 일어 전국 여러 지자체에서 '생활임금제'를 시행하거나 시행 준비 중에 있다. 
전북도에서는 지난 4월18일 양성빈(장수) 도의원의 '생활임금제 도입 제안'을 계기로 올해 생활임금 조례를 제정하고 내년부터 생활임금을 시행하자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최저임금·최저생계비 현실화를 위한 전북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는 16일 전북도청에서 이뤄진 기자회견을 통해 전북도에 생활임금의 취지에 맞는 제도 시행을 촉구했다.
이날 공투본은 "인간다운 삶을 위해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고, 전북도는 생활임금을 보장하라"며 "현행 최저임금액인 시금 6,030원은 2014년 기준으로 봐도 미혼단신 노동자 생계비의 81% 수준에 불과하고 최저 임금 1만원(월 환산 209만원)도 2인 가구 한 달 생계비 220만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최저임금 1만원은 과도한 요구가 아니라 노동자, 시민의 현실적인 생계를 반영한 금액이다"고 주장했다.
즉, 전북도는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겠다는 생활임금의 취지에 걸맞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공투본의 주장이다.
이날 공투본은 앞서 생활임금제도를 도입했던 전주시에서 2015년 생활임금 결정시, 생활임금 금액을 단순히 5개로 나열해 놓고 그것을 '5지 선다형 문제' 찍듯이 결정한 전주시의 행위는 생활임금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공투본은 생활임금의 사회적 기준을 논의하고 소통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전북도민들이 인간답게 살기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것들을 구매하는데 얼마가 필요한지, 이런 구체적인 물음에 답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투본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과 생활임금 보장은 금액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다"면서 "최저임금 결정시 가장 중요한 결정 기준은 '생계비'가 되야 하며 최저임금은 최저의 삶을 보장하는 임금이 아니라, 인간답게 생활하기 위한 임금이 기준되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공투본은 "최저임금위원회가 최저임금 영향률(최저임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노동자의 비율)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으나 최저임금 미만률(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노동자의 비율)은 지난해까지 공개했던 자료가 언젠가부터 사라졌다"고 전했다./정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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