落花有意落流水
  (낙화유의낙류수)
流水無情送落花.
  (유수무정송낙화)
 
 - 낙화는 뜻이 있어 흐르는 유수에 떨어졌건만,
   유수는 무정하여 낙화를 그냥 흘려보내네.

우리 인생길에서 참 많은 것을 생각케 해 주는 뜻깊은 시구절이지요.
낙화는 낙화대로, 또 유수는 유수대로 각기 생각이 다르니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방향도 다르지요.
우리 인생도 그런 어긋남의 연속이 아닐까요?
나는 효도하고자 하는데 부모님은 이미 가버리셨거나, 평생 속썩게 했던 아내에게 잘해 주려고 했더니 아내는 이미 돌아서버리는 등 내가 뭔가를 작정했을 때는, 그 땐 이미 늦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그러기에 살다보면 자연 푸념만 늘고 한숨만 나오거든요.
어디 인생관계만 그렇겠습니까. 삶 모든 게 그래요. 부 축적을 위해 주식투자도 하고 땅도 사 보지만 의도대로 되기 보다는 실패 쪽이 훨씬 더 많지요.
원인이 뭘까요? 상대 입장은 전혀 생각치 않고 늘 자기 쪽만 보기 때문일 겁니다.
일 테면 이런 겁니다. 불교용어에 生者必滅(생자필멸) 會者定離(회자정리)라는 말이 있지요. 산 것은 반드시 죽기 마련이며, 만나면 반드시 헤어짐이 있다는 뜻이지요.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生者(생자-사는 것)나 會者(회자-만나는 것)만 생각할 뿐, 必滅(필멸-반드시 죽는것)이나 定離(정리-반드시 헤어짐)를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지요. 그러기에 영원히 사는 것만 생각하고, 헤어짐이 없는 줄만 알기 때문에 스스로 어긋남을 자초하면서 살아가고 있지요.
그러다 보니 낙화는 유수의 입장을 모르고, 유수 또한 낙화의 입장을 모르는 게 당연하지요. 요즘 세종시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는 한나라당 친이-친박 쪽 관계가 그렇고, 이기주의 시대여서 그런지 뭐 여기저기 모든 관계가 그렇게 비쳐지네요. 시간이 지나면 결국 후회거나 회한으로 남을 텐데 그걸 지금 전혀 모르는 것 같아 그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서재철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