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북군사실무회담의 일방적 결렬을 선언하면서 남북관계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북한은 9일 판문점에서 우리측과 고위급 군사회담 개최 문제를 논의하던 중 회담 의제설정과 고위급회담 수석대표의 급을 정하는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다 일방적으로 회담장을 나갔다.

 10일에는 남북군사실무회담 북측 대표단 명의로 조선중앙통신에 '공보'를 발표해 '역적패당'이란 원색적 표현을 써가며 "북남관계개선을 바라지 않고 대화자체를 전면거부하고 있는 조건에서 우리 군대와 인민은 더 이상 상종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북한이 성명이나 보도에서 우리 정부를 '역적패당'이라는 비난을 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북한은 지난달 5일 정부·정당·단체 연합성명을 통해 우리 정부에 대화를 제의한 이후 이같은 표현을 자제해왔다.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의제를 설정하지 못하고 실무회담이 결렬된 데 대한 불만을 남측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를 담아 쏟아낸 것이다.

 북한은 남측이 제시한 의제 자체가 '용납'하지 못할 정도였지만 민족의 단합과 통일의 전도를 열고자 한반도 군사 긴장해소 문제를 추가, 수정안을 제기했는데도 남측이 '생억지'를 부리며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회담에서 우리측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논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반해 북측은 천안함과 연평도 문제를 포함한 남북의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포괄적 문제를 모두 의제로 다루자는 입장을 고수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포괄적인 남북문제를 의제로 정해 천안함과 연평도 문제를 의도적으로 축소하고, NLL(북방한계선) 문제와 대북 심리전 중단 등 자신들이 원하는 의제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북한이 천안함·연평도 문제에 대해 진정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고 일단 태도 변화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당분간 남북관계는 숨고르기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