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치가 여전히 ‘뒷방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27일 박지원 의원을 원내대표로, 김성식 최고위원을 정책위원장으로 합의 추대했다.

박 의원은 수락연설에서 “원내대표만 세 번 하는 것보다는 후배들이 열심히 하도록 하는게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의원들의 요청으로 수락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도내 정치권은 박지원 의원이 당초 대권과 당권에 무게를 둔 입장인지라 의외라는 반응이다.

전북지역 출신 유성엽 의원에 대한 원내대표 기대는 무너졌다. 정치변방으로 전락한 전북정치의 굴욕을 또 다시 보여줬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유성엽 의원도 이를 인식한 듯 27일 양평 한화리조트에서 열린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 토론에서 "최근 당의 흐름을 보니 안타깝다. 전대 연기론이 그렇고 원내대표 추대론이 그렇다"며 "일련의 일들이 짜여진 각본에 의해 진행되는 듯한 느낌을 받고 있다"고 했다.

유 의원은 이어 "원내대표 희망자가 있으면 경선을 통해서 결정해야 한다"며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박지원 추대론에 분명한 반대의 뜻을 표명하기도 했다.

지역정가는 이번 유 의원의 원내대표 추대 실패를 놓고 앞으로도 국민의당 중앙당 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인식이 팽배하다.

많은 지지를 보낸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도내 인사 배제를 거치면서 절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동영, 조배숙 등 4선 이상의 중진 당선인을 바탕으로한 당내 역할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국회의 꽃이라는 상임위원장도 쉽지 않아 전북 정치력 쇠퇴가 가속화 될 것란 시각도 있다. 

현재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는 겸임상임위인 운영위원회, 정보위원회, 여성가족위를 포함해 16곳이고, 예결특위와 윤리특위까지 포함하면 모두 18곳이다.

이번 20대 국회에서 국민의당 소속으로 7명의 당선인을 내면서 세를 형성했지만 국회에서 중책을 맡을지도 미지수다.

상임위원장은 3선이상이면 차지할 수 있고 국민의당 소속 전북출신은 정동영, 조배숙, 유성엽 당선인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중앙선관위 국회의원 당선자현황을 보면 전체 300명 당선인 가운데 4선 이상이 50명, 3선이상이 100명에 달한다.

상임위원장 한자리도 어려워 보인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는 부분이다.

정가 한 관계자는 “여야 중앙당 관계자들이 호남을 방문해도 광주, 전남을 먼저 찾고 있다. 이에 전북은 언제까지 호남에서도 변방이어야 하느냐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당내부뿐 아니라 중앙정치권에서 힘을 얻지 못하면 현 상황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