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민자들이 갖은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 그들의 인권보호와 그와 연관돼 생성된 한국남성 및 지역의 부정적 이미지를 씻어내기 위해서라도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된다.
잊을만 하면 이따금씩 제기된 그들에 대한 폭력사례들을 보면 우리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아 부끄럽기 짝이 없다. 그렇지 않아도 이역만리 친정을 떠나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언어, 가치관, 생활 등이 전혀 달라 이해와 보호가 각별히 필요한 그들이다. 그런데 유일하게 믿고 의지하는 남편이란 사람들이 툭하면 욕설이고 손찌검에 린치까지 서슴치 않는 등 마치 노예 취급당하고 있으며 게 중에는 시부모 등 다른 가족까지 폭력에 가세하고 있다니 그야말로 너무 기막힐 따름이다.
어쨌든 그에 따른 상담 및 진정건수가 도내에서만 각각 매년 150건에 이른다. 이 정도면 일상화됐다고 봐야 한다. 이미 사회문제로 대두됐다는 말이다. 그런가 하면, 자칫 이혼당하면 불법체류자로 전락하게 되기 때문에 ‘벙어리 냉가슴’인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아무튼 지금 도내에는 7000 여명의 결혼이민자가 있다. 국적 미취득자까지 합치면 9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적은 숫자가 아니다. 그리고 그들은 이미 이방인이 아닌 우리사회의 구성원이다. 거의 자녀를 출산했으며, 차별받아선 안될, 말 그대로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야할 어엿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런데 노예취급이라니, 오히려 우리가 부끄러울 일로써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무튼 절대로 남이 아닌, 가족이라는 확실한 인식, 그리고 같은 공동체의 주체이자 다정한 이웃이라는 인식이 지금 너무나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