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이 생겨 어쩔 수 없이 자퇴한 군 장학생에게 장학금을 반납하라는 해군의 명령은 부당하다는 행정심판 결과가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모 대학교 해군학과에 군 장학생으로 입학했다가 '크론병'이 발병해 자퇴한 A씨에게 장학금을 반납하도록 한 해군의 처분은 위법·부당하다고 15일 밝혔다.

권익위에 따르면 A씨는 2014년 모 대학교 해군학과에 군 장학생으로 입학했지만 한 학기를 마칠 무렵 크론병이 발병, 결국 학업을 포기하고 자퇴했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으로, 아직까지 그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설사, 복통, 식욕 감퇴, 미열 등이 증상이 있다.

해군은 A씨에 대해 "난치병이 생겨 자퇴를 한 것은 본인에게 책임이 있다"며 지난해 6월 군 장학생 선발을 취소한 뒤 그동안 지급된 장학금 400여만원을 반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A씨는 ▲신체검사에서 병력사항을 모두 밝혔었고 ▲재학 중에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거나 학업에 지장이 온 것도 없어서 크론병이 있는지 조차 몰랐으며 ▲질병을 유발할 만한 특별한 활동을 한 적도 없다는 이유 등을 들며 "장학금 반납 명령은 잘못됐다"며 해군참모총장을 상대로 취소심판을 청구했다.

이에 권익위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A씨에게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장학금 반납명령을 한 것은 위법·부당하다"고 판단했다.

권익위는 "해군이 신체검사에서 크론병 검사를 하지 않아 미리 확인하지 못했고, A씨는 두 차례 신체검사에서 합격한 뒤 소화관 관련 증상으로 치료를 받은 적이 있으나 그러한 증상이 반드시 크론병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예측하기가 지극히 어렵다"고 설명했다. 

/안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