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친이명박)계를 중심으로 개헌 논의가 불붙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이 8일 첫 개헌 의원총회(의총)을 열고 개헌에 대한 소속 의원들의 개헌 관련 의견을 가감없이 청취했다.

 그러나 발언을 신청한 의원들이 대부분 친이계로 분류되는 의원들로 사실상 '개헌 당론 몰아가기'라는 비판도 일각에서는 흘러나오고 있다. 

 친이계 중에서도 이재오계로 분류되는 이군현 의원은 "2007년에 이명박, 박근혜, 손학규 등 대선 후보들이 대선후보가 되면 개헌을 공약으로 하겠다는 사실을 재확인했었다. 정치는 국민과의 약속이고 신뢰가 중요하다"며 "헌법은 시대정신을 담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행 헌법은 그렇지 못하므로 당내 개헌을 위한 논의 기구 설치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박준선 의원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말은 일부 일리있을 수 있지만 18대 국회의원 임기가 1년 4개월, 대통령 임기가 2년이나 남았다. 해야 한다면 다소 늦었다 하더라도 해야하는 것이 18대 국회의 역사적 사명"이라며 논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임동규 의원도 "정략과 정파를 떠나 국가백년대계의 국운 차원에서 봐야 한다"며 "과도하게 선거가 많다. 이렇게 선거가 많으면 누가 대통령이 돼도 일을 할 수가 없으므로, 대선과 총선 시기를 맞출 필요가 있다"고 거들었다.

 친이계 중 SD(이상득)계로 분류되는 김영우 의원은 "개헌의 시기와 관련해 개헌의 적당한 시기란 없다. 권력을 어떻게 배분하는가는 내가 이야기하지 않아도 토론회에서 나올 것"이라며 "개헌은 기본적으로 정략적일 수 밖에 없다. 논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가는 것이 개헌이다"라고 강조했다.

 같은 SD(이상득)계로 분류되는 고승덕 의원은 "의총에서 삼일동안 무엇인가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개헌 논의기구는 만들 수 있다"며 "만일 구제역 때문에 개헌을 못한다고 하면 우리나라에 소가 살아 있다고 한들 개헌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약 120여명이 참석한 이날 의총에서 일부 의원들은 "어차피 다 알고 있는 이야기들인데 굳이 의총을 3일이나 열 필요가 있는가", "개헌 찬성으로 결론이 정해진 것 같은데 의총을 3일 다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등 의총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친이계 중에서도 개헌을 반대하는 김문수 경기지사의 측근인 차명진 의원은 개헌 반대의견을 피력했으며, 개헌 논의 시기의 부적절함을 지적했던 '민본21'의 대표인 김성태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도 논의 시기에 대해 반대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