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병원 조혈모세포이식팀이 도내에서 처음으로 고위험 급성백혈병환자에 대한 '반(半)일치 조혈모세포이식'을 성공시켰다.

8일 전북대병원 종양ㆍ혈액내과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양성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을 진단받은 환자에게 친아들에게서 채취한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반일치 조혈모세포 이식'을 시행, 실제 이식 성공여부를 결정하는 시점인 100여일 이상이 지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경과를 보이고 있다는 것.

부안군에서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강성일(56) 씨는 지난해 3월 감기몸살과 비슷한 증상이 좀처럼 낫지 않고 온몸에 심한 통증까지 생기면서 전북대병원 응급실로 내원, 평소 건강했던 강 씨에게 급성 백혈병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강씨가 걸린 필라델피아 양성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은 항암치료와 글리벡이란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에서 재발하는 고위험 백혈병으로, 이 경우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이 최선의 치료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은 조직적합형이 일치하는 형제, 자매 또는 비혈연 공여자가 있는 경우에만 가능한 치료 방법으로, 강씨에게는 이식수술이 용이하게 실시될 정도로 일치하는 가족이 없었고, 아들 강형용(26) 씨의 경우도 조직적합형만이 반 정도 일치했다.

현재 반일치 조혈모세포이식은 국내에서도 매우 드물게 시도되는 치료 방법이지만 강씨 가족의 강한 의지로 전북대병원이 반일치 조혈모세포이식을 시도, 우려와는 다르게 성공적인 결과를 얻게된 것.

강 씨는 현재 외래 진료와 입원을 반복하며 경과를 지켜보고 있는 상태로 "컨디션도 좋고 기분도 좋다"고 현재 상태를 전했다.

이번 이식수술을 주도한 전북대병원 종양혈액내과 곽재용 교수는 "조직접합형이 일치하는 공여자가 없는 경우 고위험 백혈병임에도 불구하고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많다"며 "핵가족화 등으로 여건이 더 나빠지고 있는 가운데 반일치 조혈모세포이식이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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