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를 생각한다. 덴마크는 독일의 북쪽, 유틀란드 반도와 작은 섬들로 이루어진 나라이다. 그래서 덴마크는 지도상에서 작은 나라로 비쳐진다. 그러나 세계 전체의 지도를 좀 더 찬찬히 보다보면 판단이 달라진다. 땅덩어리만 놓고 보면 유럽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큰 나라가 덴마크이다. 지구에서 가장 큰 섬인 그린란드가 영토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덴마크를 떠올리면 작은 나라라는 선입견을 떨칠 수가 없다. 그린란드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그린란드가 독립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덴마크는 작은 나라이지만 세계사의 무대에서 주역이었던 때가 있다. 노르웨이와 스웨덴과 함께 바이킹의 본거지였던 것이다. 바이킹은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 당시 유럽의 그 어느 나라도 바이킹을 이길 수는 없었다. 스칸디나비아 3국은 속력이 빠른 배를 건조할 줄 아는 조선(造船)강국이었다. 오늘날 세계무대에서 목소리가 큰 영국이며 독일이며 프랑스며 러시아가 그때에는 바이킹 앞에서 숨을 죽여야 했다. 발트 해는 물론이고 멀리 북대서양의 아이슬란드와 뉴펀들랜드와 남쪽의 지중해까지 휘젓고 다녔다니 믿겨지지 않을 정도이다.

덴마크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안데르센이다. 그런데 안데르센은 한국식 발음일 뿐이고 현지에서는 아나슨 비슷한 발음이라고 언젠가 라디오 교양 프로를 통해서 들었던 적이 있다. 그래도 나에게 그는 영원히 안데르센이다. 최근에 어떤 사람들은 안델센이라고도 하는데 그것은 그들의 선택일 뿐이다. 나는 국민학교 때 처음 배웠던 이름 그대로가 더 친숙하다. 안데르센은 시인이고 동화작가이다. 그런데 그는 결혼을 하지 않은 채 독신으로 70 평생을 살았다. 나는 그의 고독이 그를 불행으로 몰고 갔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한국이 구제역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살처분해서 땅에 매립한 소와 돼지가 3백만 마리가 넘었다. 말이 쉬워서 3백만 마리지 눈으로 확인하면 그 시체가 산더미를 이루고도 남을 터이다. 축산 선진국이라면 다들 호주와 뉴질랜드를 말한다. 그러나 구제역과 관련해서는 아무래도 덴마크가 최고 선진국이 아닐까 한다. 구제역 해법을 덴마크에게서 배우라는 중앙의 모 일간지 사설을 읽어 보았다. 확실히 덴마크는 겉보기와 다르게 작은 나라가 아닌가 보다. 덴마크 국민의 장점을 선도한 그룬트비와 달가스가 문득 문득 생각나는 요즘이다. /논설위원 이희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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