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이 된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이용두)이 7일 개원 2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성과를 돌아보고 향후 20년의 길을 모색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지난 20년은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과정이었다”며 “민간소장 기록유산센터와 국학정보센터 신설을 통해 앞으로 20년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국학진흥원은 1996년 3월7일 안동시 동부동 옛 군청청사에서 직원 8명과 연간 예산 약 7억원 규모로 출발했다. 지금은 정규직원만 53명에 연간 예산 230여억 원의 기관으로 거듭났다. 직원 수 7배, 예산 규모는 30배 이상 성장했다. 무엇보다 멸실 및 훼손 위기에 있는 민간소장 기록자료를 수집·보존해 전통기록유산 보존 전문기관으로 도약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민간소장 기탁운동’으로 전국의 국학자료 소장 기관 가운데 최다량을 자랑하기에 이르렀다. 2001년 11월 최초 기탁을 시작으로 2016년 2월 말 현재 약 43만8000여 점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기탁된 자료는 그 가치를 발굴하고 활용하는 사업을 통해 전통 기록자료에 생명을 불어 넣었다. 국보 1점(징비록)과 최근 보물 1895호로 지정된 경자본 퇴계문집 목판을 비롯한 보물 20종 1844점이 보기다. 시·도 유형문화재 26종 1918점, 문화재 자료 5종 216점, 그리고 등록문화재 691점도 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난해 12월에는 민간소장 기록 자료인 유교책판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국학 자료의 가치 발굴은 자료의 수집·보존을 넘어 연구 단계를 필요로 한다. 지방에 있는 국학진흥 기관으로, 중앙의 국학관련 기관들과 차별성을 확보하면서 정체성을 만들어왔다. 20년 노력으로 ‘전통 기록자료 기반의 활용성 높은 연구’를 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2012년부터 지역 자료 번역 전문가도 양성 중이며 교육연수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주로 공무원과 오피니언리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수에서 점점 범위를 확대해 다양한 분야, 다양한 주제의 교육을 하고 있다. 교육연수의 백미는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사업이다. 할머니 무릎에서 이야기를 들으면 자라났던 옛 전통을 잇기 위한 것으로 지난 7년 간 약 2000여 명의 이야기 할머니가 전국 6000여 곳의 유아교육기관에서 활동 중이다. 

건립 초기부터 전통기록자료를 DB로 구축했다. 이를 새로운 콘텐츠로 제작해 제공하는 사업도 선도적으로 진행해왔다. 이 사업은 앞으로 신설할 ‘국학정보센터’를 통해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소장자료를 비롯해 전 부서에서 생산되는 성과물들의 디지털화를 구현하는 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체계적인 보존과 관리 및 문화재 지정과 세계기록유산 등재 사업은 ‘민간소장 기록유산 센터’가 전담할 예정이다.

‘국학의 대중화’를 위한 사업도 추진한다. 21세기 미래 선비상을 재정립하는 ‘청년 선비포럼’이 첫 걸음이다. 

/정해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