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외교 정책이 날이 갈수록 오리무중이다. 

북한의 핵폭탄 실험에 이어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되더니 결국은 개성공단 폐쇄 조치가 이어졌다. 

이를 두고 남북한 관계가 냉전이라 할 만큼 해결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지난 3일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른 강력한 대북제재 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하면서 향후 북한의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처럼 국가적 위기에 따른 안보의식이 중요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정부는 금년부터 매년 3월 네 번째 금요일을 서해수호의 날로 지정하여 북한의 도발에 맞서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호국영웅들을 추모할 예정이다. 

서해에서는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굵직한 대남도발이 연달았다. 1999년 제1차 연평해전을 시작으로 2002년의 제 2차 연평해전, 2009년의 대청해전, 2010년의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도발까지 전쟁이라 불릴 만큼 그에 준하는 사건이 서해 5도에서 비롯되었다. 특히 제 2차 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도발은 55명의 전몰자(각각 6명, 47명, 2명)를 비롯해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국가수호를 위한 특별한 희생에 국가적 차원의 보상과 예우가 이루어져야 함은 응당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서해에 대한 북한의 도발은 현재 진행형이고, 그 영향은 서해를 넘어서 대한민국 전체에 미친다. 

도발시마다 대북 공포심으로 국론이 분열되어 국민전체는 불안에 떨어야 한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공동체적 유대감과 국민통합 등 ‘성숙한 국민의식’이 필요한 시기에 ‘서해수호의 날’ 제정은 북한의 도발에 대처하고 성숙한 국민의식 함양에 긍정적 요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즉 ‘서해수호의 날’은 표면적으로는 대한민국 영토의 일부인 서해에 국한되지만, 실질적으로 서해를 지킴으로써 얻는 이익은 대한민국 모두에게 돌아가고, 수호과정에서 발현되는 숭고한 정신은 대한민국의 족속과 번영을 위한 안보 결집의 기반이 될 것이다. 

 다만 ‘서해수호의 날’ 제정을 통해 상기한 서해의 가치를 널리 활용하는 일에는 정부의 노력뿐만 아니라 국민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 ‘서해수호의 날’을 단순한 연평해전 등을 회고하는 날로 만들지 말고 안보결집을 통한 대국민 통합의 날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목숨조차 아끼지 않고 대한민국을 지켜낸 서해의 영웅들.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서해 수호의 날’이 의미 있는 날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박선희 전북서부보훈지청 보훈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