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교복 학교주관구매제 하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학교가 신입생들의 신청을 받아 구매량을 확정한 뒤 입찰을 진행하도록 하는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학교주관구매제 실시 이후 입찰 탈락 업체들이 학생들에게 개별 구매를 부추기는 사업 방해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교복사업자간 사업활동방해를 제도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학생교복 시장에 대한 시장분석을 실시하고 교육부와 실무 협의를 거쳐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고 2일 밝혔다.

교복 학교주관구매제는 브랜드사에 의한 고가 교복이 사회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2015년부터 시행된 제도다.

학교가 규격 입찰을 통해 적합사업자를 1차적으로 선별하고, 이 업체들 중 가격 입찰을 통해 최저가 사업자를 최종 선정하면 그 해에는 이 사업자가 동복과 하복을 모두 공급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학생이 교복을 물려입거나 교복 장터를 활용할 경우 학교주관구매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 입찰에 탈락한 사업자들은 이 점을 이용해 우회적으로 사업 방해 행위를 해왔다.

신입생들에게 '교복 물려입기'를 신청하도록 한 뒤 자사 교복을 개별구매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공정위는 이같은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학교가 신입생으로부터 신청을 받아 학교주관 교복 구매 물량을 확정한 뒤 입찰을 실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입찰 단계에서 학교 주관 구매 물량이 확정되면 입찰 탈락 사업자가 신입생에게 개별 구매를 부추길 여지가 작아지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신입생의 교복 착용을 5~6월 하복부터로 늦출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행 신입생 배정일정(중학교 2월초, 고등학교 12월) 하에서는 입찰 실시와 교복 제작에 소요되는 기간(동복의 경우 2~3개월 가량)을 감안할 때 5~6월 하복부터 신입생들이 착용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장기적으로 교복표준디자인제를 통해 학생 교복 시장에 경쟁 원리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부가 교복을 10~20여개의 디자인으로 표준화해 제시해 각 학교에서 적합한 교복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수요와 공급은 시장에서 이뤄지도록 하는 방식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영국 공립학교의 경우 교복디자인이 표준화돼 있어 소비자가 슈퍼마켓, 온라인 등을 통해 구입할 수 있으며, 일본도 표준화된 교복을 교복전문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며 "학교주관구매제 하에서의 수요독점 문제를 해소해 교복 사업자의 건전한 발전 기반 마련에 기여하고, 소비자는 일반소매점을 통해 다양한 가격 및 품질의 교복 제품을 상시적으로 구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용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