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를 외칠 준비 되셨나요?(Thumbs up ready?)" "스릴있지만 위험하지 않아요!(It's thrilled, but not dangerous)"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모바일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화제의 콘텐츠는 단연 가상현실(VR)이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상현실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기어 VR' '360VR' 체험 공간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두 회사는 롤러코스터를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진동 놀이기구를 설치해 전 세계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VR기기를 쓴 채 두 팔을 번쩍 들며 환호성을 지르는 관람객들로 MWC 행사장은 테마파크처럼 느껴졌다.

VR에 대한 두 회사의 애정은 남다르다. 삼성전자 갤럭시S7 공개 행사장에는 페이스북 창업자 저커버그가 나와 삼성전자와의 VR 협력 계획을 깜짝 발표했고, LG전자 조준호 사장은 직접 360 VR 기기 아이디어를 냈다.

제조사뿐 아니라 통신기업들도 VR 삼매경에 빠졌다.

SK텔레콤은 잠수함처럼 생긴 VR 체험 공간을 마련해 깊은 바닷속을 거니는듯한 경험을 선사했다. KT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파트너사답게 스키점프 등을 가상으로 겪을 수 있는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이밖에 인텔, 퀄컴 등 세계 유수 IT기업들이 크고 작은 VR 체험 코너를 만들며 관람객들을 유혹했다.

◇ 묵직한 무게와 어지럼증 해결해야

 다만 올해 MWC는 VR의 가능성과 한계점을 동시에 보여줬다. VR이 산업적으로 잠재력이 큰 기술임은 분명하지만 극복해야 할 부분이 더 많다. MWC에 참석한 리더들도 VR의 장단점을 동시에 진단했다.

VR의 극복 과제로는 무게, 착용감, 회전 지연(Latency), 어지럼증과 멀미 등이 꼽힌다. 

대부분 VR기기는 두꺼운 선글라스 2~3개를 합친 무게라 일부 관객은 VR 콘텐츠 시청 내내 손으로 기기를 지탱했다. 손으로 기기를 잡지 않으려면 밴드를 조여 머리에 고정을 해야 하는데 이러면 눈가에 팬다 모양의 자국이 남는다. 업계에서는 이상적인 VR 기기 무게를 100g 미만으로 보고 있다.

이용자가 고개를 돌릴 때 VR 콘텐츠 화면이 뒤늦게 전환되는 '회전 지연'도 VR 기기의 가장 큰 숙제다. VR 영상 속에서 인간의 눈은 자유롭게 움직이지만, 눈이 움직이는 속도만큼 화면이 못 따라가 인지 작용 부조화로 어지럼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MWC 현장에서 만난 황창규 KT 회장은 "VR이 MWC에서 정말 많이 전시되고 있고 트렌드가 된 것은 맞다"며 "그러나 VR이 많은 통신 트래픽을 유발하고 있고 디바이스 착용감 등 편의성 개선이 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준호 LG전자 사장도 "VR 지연 현상은 꼭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VR 기기 무게를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 머리에 400~500g 기계를 끼우면 고문이다. LG전자는 기기 무게를 100g 미만으로 떨어뜨리도록 노력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VR 기기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부족한 현실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VR 사업 확대를 위해 전용 콘텐츠를 많이 확보할 것"이라며 "VR기기와 360도 촬영 기기로 일반인들이 VR 영상을 손쉽게 제작할 수 있게 된 만큼 관련 콘텐츠는 계속 늘어나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안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