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올 상반기 정기인사가 정실 등 잡음 논란에서 벗어나 비교적 공정하게 단행됐다는 후평이다.

반면 이번 인사에서 실제로는 이뤄지지 않은 서기관 승진 인사를 놓고 일부 사무관들의 도를 넘는 청탁, 줄대기 행태가 여전해 극복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전주시는 지난 2일 서기관급 보직인사를 시작으로 지난 11일 6급 이하 공무원까지 인사발령을 마무리했다. 

이번 인사는 5급 사무관 승진규모가 최근 3년 사이 최대 폭인데다 예술관련 부서와 U20월드컵 추진 부서 2곳이 추가로 신설돼 사무관급이 모두 9자리로 늘어나 승진인사를 둘러싼 잡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전주시는 무리한 서기관 승진 인사보다는 주무담당과 사무관을 확대 포진시키는 방식으로 공정한 인사에 주력, 예년과 달리 비교적 투명한 인사가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정기인사에 앞서 김승수 시장이 직접 나서 인사청탁에 대한 강력한 경고와 함께 주무담당(계장) 위주의 승진 관행에서 벗어나“주무담당은 2년 내 승진을 못한다”고 선을 긋고 나서 승진 인사를 둘러싼 인사청탁 폐해 척결에 굳은 의지를 표명했다.

이 같은 김 시장의 인사방침은 승진과 근평이 유리한 국·과 주무담당의 보직을 받기 위해 청탁 등 일 보다는 자리를 중시하는 조직 분위기를 잠재우기 위한 극단적 조치로 풀이된다.

김 시장은“주무담당이 고생은 하지만 승진을 기대하고 청탁을 하는 것은 조직의 패악이 되고 있다”며“주무담당으로 2년 근무 후에는 희망부서, 호봉승급 등 충분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시는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이후 국 주무담당의 경우 2년 후 승진이 아니라, 다른 보직을 부여하기로 했다. 

다만 국 주무담당의 사기진작을 위해 본인이 원하는 보직으로 자리를 옮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처럼 올 상반기 정기인사는 비교적 공정한 인사가 이뤄졌다는 평가지만 일부 고위직 공무원들의 인사청탁 행태는 뒷말이 무성하다.

실제로 행정직 사무관 누구 누구는 서기관 승진을 위해 여기저기 기웃거렸다는 후문이 들리는가 하면 황호문(토목직)본부장의 퇴직으로 승진을 기대한 토목직 사무관들의 추태는 가관이었다는 평이다.

A모 과장은 시의원들을 앞세워 집행부에 청탁을 행사해 집행부 고위층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물론 A사무관은 담당업무도 잘해왔다는 평을 받고 있었으나 이번 인사파문으로 그동안 쌓아온 신망에 큰 오점을 남겼다는 지적이다.특히 전주시 토목부서는 전시컨벤션센터 건립, 항공대대 이전 등 시급한 현안사업이 제자리 걸음를 하고 있는 등 시급한 현안이 산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업무보다는 자신의 영달에만 집착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더욱이 생태도시국장의 휴직설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내홍이 가라앉지 않고 있어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이와관련 토목직 B사무관은 “전주시 산하에 토목직 출신 서기관이 한명도 없기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같다”며 “토목직들의 기강확립을 위해서라도 토목직 서기관 승진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