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결국 전북 학교자치조례안을 대법원에 제소했다.

지난 5일 교육부가 전북도교육청에 지시한 전북 학교자치조례안 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내놓은 후속조치다.

28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12일 전북도의회가 의결한 학교자치조례에 대해 대법원에 '조례안 의결 무효확인' 제소 및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교육부는 학교자치조례 제소사유로 법률 유보의 원칙, 법률 우위의 원칙 등을 위반하고 교육의 자주성, 교육제도 및 교원지위 법정주의를 위반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학 자율성 침해 및 사학에 대한 권리제한, 학교장 교무통할권, 소속 교직원에 대한 지도·감독권 제한, 학교운영위 심의 또는 자문권 제한 등을 제소 사유로 제시했다.

특히 교육부는 학교자치조례가 상위법령인 헌법, 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에 위배되므로 조례의견은 무효이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소장부본을 접수한 전북도의회는 소송 수행자 변호사를 선임해 다음달 17일까지 답변서를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전북도의회 관계자는 "도의회 상임위에 있는 변호사에게 자문을 받아본 결과 전북 학교자치조례안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대법원의 제소에 따라 실질적인 도교육청의 현실에 맞는 충분한 자료를 준비해 확실하게 대응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소송에는 지난해 5월 승소한 학생인권조례를 담당했던 변호사를 염두해 준비하고 있는 상태이다"며 "광주교육청의 학교자치조례 소송건과 유사하게 이번 소송 역시 2~3년 기간이 소요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전북도교육청은 2011년부터 추진한 전북학교자치조례를 지난 4일 공포하고 앞으로 교육감과 학교장은 학생과 학부모·교직원들이 학교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도록 보장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공포가 된 다음날인 5일에서야 공문을 보내 "학교자치조례는 학교장의 학교경영권, 학교운영의 자율성을 침해할 가능성이 커 '상위법령위반' 소지가 있고 교무행정에 혼란을 초래해 학생의 학습권이 침해되는 등 공익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재의를 요청했다.

한편 전국에서 최초로 학교자치조례를 시행한 광주교육청에 대한 교육부 대법원 소송은 아직도 계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교육청의 학교자치조례는 2012년 6월 주민 1만 7,981명의 청구로 발의돼 7개월 여만인 2013년 1월 전국에서 처음 제정됐지만 교육부의 제동으로 대법원의 제소까지로 이어지면서 대법원은 2013년 8월 '본안판결이 있을 때까지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고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