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걸어감으로써 길을 만들고 보여지는 풍경으로 기억을 재현시킨다. 재현된 기억들은 변해버린 공간 위에서 희미해진 이름들과 얼굴들을 불러내고 좋아했거나 싫어했거나 기억 속의 사람들은 오랜 세월에 아름답게 표백되어 정겨운 추억으로 아슴아슴한 그리움이 되는 것이다. 길이라는 공간은 그렇게 잊혀져간 시간을 불러내고 빛바랜 추억들을 빚게 하여 인생길을 걸어가면서 문득문득 그리움들을 꺼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 오경옥 수필집 '그리움의 숲, 그 배경은 사랑이다' 중에서

문학 자체가 신앙이자 원동력이라고 말하는 오경옥 시인의 첫 수필집 '그리움의 숲, 그 배경은 사랑이다'가 발간됐다.

오경옥 시인은 그동안 삶과 사람들 사이에서 비슷하거나 다름을 느낄 때 느낀 이야기들을 한편 한편 수필로 빚어 5부 58편의 글에 담아냈다.

특히 그동안 한편씩 동인지나 문예지에 내놓았던 것들을 총망라해 10년이 넘은 글들도 포함됐다.

오경옥 시인은 "문학은 나에게 신앙이나 사랑하는 가족들처럼 삶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다"며 "풍경들 속에 추이를 더듬으며 그 속에서 느껴지는 의미와 그리운 것들이 한편 한편 나의 수필로 빚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시인 오경옥은 전북 임실에서 출생해 군산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7년 월간 '문학21'로 '겨울 강가에서' 외 2편의 시 당선을 시작으로 '문학세계', '한국작가', '현대문예' 등 시와 수필, 평론 등에서 다수의 글을 발표했다.

저서로는 시집 '길은 걸어감으로써 길을 만든다'가 있으며 글쓰기 및 논술교재 '생각이 크는 글나무 1,2,3' 3권을 엮었다.

 /고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