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에도 생계·양육·부채에 시달리는 여성가장이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북여성노동자회가 밝힌 통계자료에 의하면, 도내 여성가장 262명을 상담조사한 결과 월수입이 100만원 미만인 경우가 129명으로 절반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고정수입이 없는 무직 및 전업주부가 81명으로 전체의 30.9%나 차지했다. 무응답층도 13.7%나 돼 100만원의 수입으로 살아가는 층이 적어도 70~80%가 될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그런 속에서도 부채는 1억원 이상이 21.7%, 5천만원 이상이 26.7%, 3천만원 이상이 31.3%를 차지해 이자부담에 버거움을 느껴야 하는 3천만원 이상의 부채를 진 여성가장이 전체의 80%에 가깝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중 기초생활보장 수급대상자는 전체의 28.2%에 불과, 대부분이 어떠한 사회적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곁들여 조사됐다. 결론적으로 도내 여성가장들의 경우 70~80%가 사회적 무관심과 냉대 속에 부채까지 겹친 상황에서 경제적 빈곤에 시달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 심각한 것은 이들 대부분 전업주부로 살다가 배우자와의 사별, 혹은 이혼 등으로 졸지에 가장역할을 떠안아 사회경제적 대응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다행히 재산 좀 있다고 해도 사기당하기 십상이거나 있는 돈 까먹기 일쑤다. 그런 상황에서 생계유지는 말할 것도 없고 아이들 양육까지 맡아 매우 힘들게 살아가지만, 사실 누가 관심갖고 이들을 챙기는 사람이 없다. 당국에선 이들에 대한 실태파악조차 안하고 있다.
물론 우리사회에서 어려운 사람들이 이들만은 아닐 터다. 더 어려운 층도 많음을 모르는 게 아니다. 분명한 것은 이혼급증이나 교통사고 등에 따른 사별이 흔치 않아 여성가장이 늘어나는 추세이고, 이 추세 속에서 우리사회가 여성가장의 고통을 더 이상 외면해선 안된다는 점이다. 사각지대로의 방치는 안된다. 아무튼 이들에 대한 당국의 관심과 대책이 절대 필요한 시점이다. 고충해소를 위한 상담센터 설치, 취업지도 및 안내 등 통해 이들이 사회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도록 사회적·법적 장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