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지 동물 가운데 인간과 가장 많이 닮은 원숭이는 다른 동물들보다 두뇌가 좋아 가르쳐 주지 않아도 도구를 사용할 줄 알며 좋은 방법을 보고 바로 따라할 줄 아는 영리한 동물이다. 그래서 원숭이띠는 재주가 많고 영리하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원숭이 어미가 새끼를 안고 있는 도자기 문양에서 알 수 있듯이 원숭이는 모성애도 지극하다. 창자가 끊어질 듯이 마음이 아프다는 단장(斷腸) 이라는 말은 원숭이 어미가 새끼를 그리워하다 못해 창자가 다 끊어졌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이기도 하다.

원숭이는 벽사와 장수를 상징하기도 한다. 지붕에 올라가 궁궐을 수호하는 잡상 중의 하나가 원숭이이다. 천도복숭아를 들고 있는 원숭이 그림을 선물하거나, 방안에 걸어두는 것은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염원하는 의미이다. 

2016년 병신년(丙申年) 원숭이해를 맞아 ‘재주와 출세의 상징, 원숭이’ 특별전이 30일부터 2016년 2월 28일까지 전주역사박물관에서 개최된다. 

특히 전주역사박물관은 지난 2008년 쥐띠해부터 ‘띠전시’를 통해 12간지 동물들이 상징하는 역사적, 문화적 의미가 담긴 특별전을 9년째 개최하고 있다.

이번 ‘재주와 출세의 상징, 원숭이’ 특별전에서는 12지 속 원숭이, 원숭이의 생태와 상징성, 세계 각국의 원숭이, 서유기, 이야기를 담은 원숭이(시민소장품) 등 5개 섹션으로 구성된 50여점의 유물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작은 밀림처럼 꾸며진 체험코너도 마련됐다.

전시 유물들은 서울과 안동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대여해 온 유물들로 구성됐다.

특히 ‘김유신묘 십이지신상 탁본 병풍’과 ‘흥덕왕릉과 진덕왕릉 12지신 중 원숭이상 탁본’은 같이 전시돼 비교 감상할 수 있다.

또한 5m가량 되는 일본 '서봉의 12지신' 그림도 같이 전시돼 나라간의 비교도 가능하다.

원숭이상은 탈춤에서 부도덕한 인간을 풍자하고 비판하는 역할로 등장해 탈로도 많이 제작됐다.

이번 전시에는 '송파산대놀이·강령탈춤·양주별산대놀이 원숭이탈'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더불어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원숭이상 탈들도 전시된다. 인도에서 신격화된 원숭이 신을 형상화한 하누마 탈은 도네시아 태국 등 힌두교를 믿는 국가에서 신으로 자리하고 있다. 

코코넛으로 만든 베트남의 작은 원숭이상도 있다. 눈가리고, 귀막고, 입막은 세 마리 원숭이 상이다. 일본 도쿠가와이에야스 사당 마굿간의 산자루(세 마리 원숭이) 목각을 코코넛으로 제작했다.

원숭이와 관련해 빼놓을 수 없은 손오공 '서유기' 코너도 마련됐다.

이번 전시에서 '서유기' 코너는 청대 서유기, 고우영의 만화 서유기와 함께 김원빈 화백의 만화 '손오공' 원본이 전시돼 작가의 필력을 그대로 느껴볼 수 있다.

이동희 관장은 "2016년은 병신년, 붉은 원숭이해이다. ‘병(丙)’자는 붉은 색, ‘신(申)’자는 원숭이를 뜻한다"며 " 열정으로 뜨겁게 타오르는 붉은 원숭이와 함께 모두 활기 넘치는 새해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고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