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전주는 전라감영이 소재한 전라도의 수도였다.

일제강점기 그 전라감영터에 전북도청사가 들어서 2005년까지 존속됐으며 이후 도청이 옮겨가며 전라감영복원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전라감영터의 역사와 앞으로의 전라감영 복원계획을 한 눈에 살펴보는 특별전이 마련됐다.

'전라감영, 다시 꽃 피는 선화당 회화나무' 특별전이 29일부터 2016년 3월 27일까지 어진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된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전라감영의 역사를 기억하고자 마련된 전라감영 구도청 관련 유물 및 자료 60여점이 전시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미암일기와 태종대왕 어필현판 등의 유물이 주목되고 있다. 

보물 제260호인 미암일기는 1571년에 전라감사를 역임한 미암 유희춘이 명종 말에서 선조 초까지 관직을 역임하면서 겪은 사실을 비롯해 당시의 정치·사회·문화 등을 기록한 것으로 미암 유희춘이 전라감사로 임명돼 도임행차를 내려오는 과정부터 해임돼 전주를 떠날 때까지의 기록도 수록돼 전라감사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

또한 태종대왕의 어필현판은 태종 14년(1414)에 당시 청백리로 소문난 장수의 천곡 안성을 강원감사로 임명하면서 태종이 친필로 써준 것을 판각한 것이다. 

현판에는'과인치내 경치외 사차만민 개득기소(寡人治內 卿治外 使此萬民 皆得其所)'라는 구절이 적혀 있는데 이는 '과인은 조정을 다스리고 경이 지방을 다스리면 만백성이 모두 편안함을 누릴 것이다'란 뜻을 갖고있다. 이에 따라 태종대왕의 어필현판은 조선시대 지방통치제도와 감사의 소임에 대해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조명되고 있다.

이 외에도 1790년에 편찬된 것으로 추정되는 전라도 관찰사영의 지리지인 전라감영지, 역대 전라감사의 명단을 기록한 전라감사 선생안 등의 전라감영과 전라감사 관련 유물이 전시되며 전주부성을 축조한 전라감사 조현명의 초상도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지난 7월 철거돼 기억 속으로 사라진 구도청의 모습도 다시 만나볼 수 있다. 

박물관에는 사진과 3D동영상을 통해 구도청의 모습을 재현했으며 도청 철거 전 각계 전문가들이 현장 실사를 통해 선정한 구도청을 대표하는 철거품을 활용한 이색적인 전시도 마련됐다.

아울러 전시실 한 편에는 관원 육방이속을 거느리고 전라감사가 돼 사진을 찍어볼 수 있는 포토존과 전라감영터에 남은 전라감영의 유일한 흔적인 선화당 앞 회화나무 모형도 설치돼 재미를 선사한다.

회화나무 모형에는 관람객들이 전라감영 복원에 대한 바람을 직접 적어 볼 수 있다.

김지은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라감영 특별전을 통해 전주를 찾은 타지역민들에게는 전주가 지닌 역사적 중요성을 알리고 지역민들에게는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되찾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를 통해 전라감영 복원사업 또한 전주의 역사성을 회복하고 원도심 활성화의 동력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