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시행되는 자유학기제로 사교육 수요 증가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사교육경감대책으로 추진된 '학원 교습비 옥외가겨표시제'가 전북도내에서는 유명무실한 제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일선 시·도교육청에 옥외가격표시제 확대를 요구했지만 전북도교육청을 포함한 일부 교육청들은 실효성이 낮다며 제도 취지 자체에 의문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전북 5,344개의 학원·교습소 중 옥외가격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는 곳은 15.7%인 838곳에 불과했다.

전국적으로도 총12만 5,140개의 학원·교습소 가운데 옥외가격표시제를 실시하고 있는 곳은 1만 4,934곳으로 시행율은 단 12%에 그쳤다.

학원간 건전한 가격경쟁을 유도하겠다던 취지와 달리 전국 대다수의 학원·교습소가 옥외가격표시제를 실시하고 있지 않는 것.

옥외가격표시제는 학습자가 학원비를 쉽게 확인하고 비교할 수 있도록 창문, 출입구 등 외부 공간에 가격을 표시하는 제도다.

교육부는 지난 2012년 적정한 학원·교습비 책정을 유도하자는 취지로 각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내고 조례 개정을 추진해 학원 외벽에 의무적으로 학원·교습비를 표시하도록 했다.

이어 2014년 10월에는 '사교육 경감 및 공교육정상화대책'을 통해 학원 옥외가격표시제를 의무화하도록 관련 조례 개정을 요구했지만 시도교육청들은 강제적인 사안이 아닌데다 법적 근거도 없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2012년 12월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을 개정하고 옥외가격표시제를 의무화한 충북은 시행률이 98.4%로 다른 시·도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 

옥외가격표시제와 유사한 내용을 조례에 반영한 인천 역시 5,037곳의 학원·교습소 중 53.5%인 2,697곳이 이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교육청은 23일 학원, 교습소에 대해 학원비를 옥외에도 표시하도록 적극 홍보하고 '옥외가격표시제' 전면 시행을 위해 강원도 학원의 설립·운영과 과외교습에 관한 규칙 개정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반면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요즘에는 학원비 등이 이미 인터넷이나 어플로 다 공개되고 있어 직접 학원에 찾아가지 않아도 된다"며 "제도 자체에 실효성만 있다면 적극 권장하겠지만 실효성이 전혀 없는 관계로 전북도교육청은 법적 의무화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고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