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불교재가연대가 '2015 올해의 재가불자상' 수상자로 김건중 동국대 총학생회 부회장과 조계종 제2교구본사 용주사 비상대책위원회를 선정했다. 길벗상은 이준 실상과과학연구원장, 두레상은 이매옥 불교여성개발원 이사장에게 돌아갔다. 

시상식은 23일 오후 7시30분 서울 장충동 우리함께회관 2층 만해NGO교육센터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수상자에게는 100만원 상당의 상패와 부상이 수여된다. 재가불자상은 불교와 사회발전에 기여한 모범 재가불자를 선정해 격려하기 위해 2002년 제정됐다.

올해의 재가불자상 수상자 김건중의 법명은 순담(順淡)이다. 동국대학교 제47대 총학생회 부총학생회장을 지낸 학생이다. 대한 불교 조계종 종단 외압으로 비롯된 탱화 절도 의혹 이사장과 논문표절 총장의 선출이라는 동국대학교 최악의 사태를 맞아 진정한 청년불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김건중 군이 보여준 목숨을 건 50일간의 단식투쟁은 불교계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심을 이끌어내어 이사장 전원사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더욱이 김건중 군의 결단과 발원은 불교계의 기성세대를 부끄럽게 하였으며, 한 젊은이의 정의로운 저항이 무엇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러한 모습은 이 시대를 책임져야할 기성세대에 대한 준엄한 꾸짖음이 되었고 좌절에 길들여진 젊은이들에게는 갈 길을 알려주는 표상이 되었다. 아무도 못한 일을 혼자서 정말 잘 해 줬다. '장하다'는 말은 이런 데 쓰라고 있는가 보다. 참여불교재가연대가 수상자를 잘 선정해 줘서 고맙기 그지 없다.

또 다른 수상자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2교구본사 효찰대본산 용주사 현 주지 성월 산문출송 비상대책위원회(금강역사 정화불사 비대위, 이하 용주사 신도비대위)이다. 용주사 신도비대위는 용주사 현 주지 성월스님의 은처 범계 행위 의혹으로 시작된 용주사 사태를 통해 재가자와 신도회의 진정한 역할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중요한 사례이다. 

그동안 신도회나 재가불자는 스님을 삼보로써 존경하며 그 뜻을 따르는 것만이 불자의 도리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신도회와 재가불자의 역할은 삼보를 존경하고 외호하는 의무도 있으나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야할 책임도 있는 것이다. 용주사 신도비대위는 신도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결성되었고 공동참회와 범계행위 규탄활동을 통해 재가자와 신도회가 사부대중의 한 축으로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며 그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 있다. 

최근 주지 성월(속명 김삼진)이 장명순 위원장 등 신도비대위 4명을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금지 가처분' 신청사건에 대해 수원지방법원 제31민사부(재판장 성창호)는 신청을 기각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신청인(신도비대위)들은 용주사의 신도들로, 용주사의 스님 등으로부터 신청인에게 사실혼 배우자와 쌍둥이 아들이 있고 쌍둥이 아들이 유학 후 군복무 중이라는 사실과 그들의 실명까지 거론되는 것을 듣고, 위 사실이 진실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나름대로 조사과정을 거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에 그 근거자료들을 소명자료로 제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계속해서 "대한불교조계종에서는 출가독신자 만이 승려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데, 신청인의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고 주지 선거 당시 금품을 제공하였다는 의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불교조계종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있다는 판단 하에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하여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이어 "피신청인들이 대한불교조계종의 신자로서 승려 자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신청인의 퇴진 및 대한불교조계종의 자정을 촉구하기 위하여 위와 같은 표현행위를 한 것은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피신청인들이 위와 같이 신청인에 대하여 제기하는 의혹 및 그 사실의 존재를 뒷받침할만한 자료들을 제출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하여 신청인은 제기된 의혹의 사실관계나 제출된 자료들의 신빙성을 구체적으로 탄핵하는 주장이나 반박자료를 제시하지 않은 채 단순히 이를 부인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자 용주사 주지 성월은 지난 2일 즉시 항고했다. 이번에는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자료들을 충분히 제시할 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근 법보신문의 권오영 기자는 "동국대와 용주사 사태는 스님들에 대한 범계의혹으로 촉발됐다. 동국대 몇몇 이사와 용주사 주지가 과거에 스님으로서 적절치 않은 행동을 했다는 의혹이었지만 이에 대한 조사권한을 갖고 있는 호법부가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서 문제를 키웠다 … 실제 2013년 마곡사 주지 선거과정에서 돈 선거 의혹이 제기돼 검찰의 수사결과 돈을 주고받은 혐의가 일부 입증됐음에도 호법부는 2년이 지나도록 이들에 대한 징계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이렇다보니 징계의 형평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고, 호법부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 특히 현재 총무원 편제에 속해 있는 호법부를 감찰원과 같은 별원으로 승격시켜 조사와 감찰의 자율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 호법부의 조사와 감찰의 역할은 종단의 자정기능과 직결되는 문제다. 그런 점에서 갈수록 종도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는 호법부를 이대로 방치할 수만은 없고 종단 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게 종단 안팎의 대체적인 분위기"라고 짚었다. 흥미롭다.

하도겸/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