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내외부 사업비를 빼돌려 개인 회사 운영비로 사용하고 수업비를 내지 않은 학생에게 자퇴를 종용하는 등 도내 사립 A고 교사들이 단체로 학교 비리를 고발하고 나섰다.

도내 A고 교사들은 최근 전북도교육청에 '학교를 학생들에게 돌려주세요'라는 제목의 진정서를 접수했다.

진정서에 따르면 교사들은 컴퓨터 특성화고인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을 위한 컴퓨터가 단 한대도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학생들은 입학 당시 개인 노트북을 소지해 수업을 듣는다.

또한 2005년 교육청으로부터 5,000만원의 지원을 받아 도서실을 만들었지만 학교측에서는 단 한푼도 투자하지 않아 늘 책 구입 예산은 '0'원이라고 지적했다.

급식비에 대한 고발도 이어졌다.

전 영양사의 증언에 따르면 "급식비 일부가 호미건물(학교 이사장 운영회사) 건축비로 사용되고 있다", "음식 재료에 상한 재료가 종종 있어 행정실에 납품업체에 건의하자고 했으나 좋게 넘어가자고 하며 묵살됐다", "학생들의 외박 및 부재시에도 모두 급식인원으로 잡혀있으며 그것으로 인해 엄청난 이익이 발생하고 있다" 등이 주장됐다.

교사들 또한 "명절 교직원 선물로 지급된 과일이 학교 급식 재료 거래처에서 구매해 모두 급식비로 처리됐으며 사립재단 개임대회 행사시 사은품으로 지급되는 쌀도 모두 급식비로 처리됐다"고 비난했다.

수업료 미납자들은 귀가 조치 및 자퇴를 종용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교사들은 "학교 측이 수업료 미납자들을 담임교사로 하여금 귀가조치 시키도록 종용하고 수업료 부담으로 전학을 가고자 하는 학생들에게는 전학은 불가능하고 자퇴는 가능하다는 식으로 종용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A고의 수업료는 운영지원비, 특기적성비, 기숙사비, 급식비를 포함해 월 108만원으로 분기별 340만원씩을 걷고 있으며 1년에 1,300만원에 육박해 사립대학 등록금을 훨씬 웃돌고 있다.

이외에도 교사들은 교직원 전체회식이 단 한번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회식비가 지출된 점, 수백만원의 조경용 국화가 구입됐으나 학교에는 국화가 없는 점, 학생 버스 차량 운영비 횡령, 특강 담당했던 교사에게 강의료 지급했다가 현금으로 반납 종용, 출장비 미지급 및 시간외 근무수당 10년간 미지급 등 학교비리가 수십여건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형식적인 서류 속에 존재하는 법인, 초대 이사장 교장 부인, 전 법인과장 교장의 친동생이 모든 일을 직접관리하며 교장 독단으로 보직임명 등 입맛에 맞는 사람만 직위에 앉히는 등 인사문제도 지적됐다.

이에 대해 A고 한 교사는 "저희의 이번 단체 행동은 단순히 교장의 비리를 잡아내고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닌 무능력한 이사회의 퇴진과 학교의 정상적인 운영을 원하는 것이다"며 "학교는 개인이 설립한 것이라도 개인의 소유가 될 수 없으며 교육은 수익을 창출하고 부를 축적하는 도구로 사용되서는 절대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학부모들과 졸업생들도 A고의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A고 학부모대표와 졸업생들은 16일 전북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고의 비리를 낱낱이 고발하겠다는 방침이다. 

/고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