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리는 12월이다.

  ‘눈 내리는 겨울 아침 가슴에도 희게 피는 설레이는 눈꽃. 오래 머물지 못해도 아름다운 눈꽃처럼 오늘을 살고 싶네.’  … (중략) …

이해인 수녀는 “눈 내리는 날”을 이렇게 표현했고, ‘까마득하게 잊어버렸던 이름 하나가 시린 허공을 건너와 메마른 내 손등을 적신다.’ 던 김용택 시인의 ‘첫눈’이 떠오른다.

  금년 첫눈은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서 내렸는데, 지난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어린 원혼들이 하늘로 올라가 이승에 대한 그리움이 첫눈이 되어 내렸는지는 모르지만 내 인생에서 이렇게 많이 내린 첫눈은 없었다. 눈이 내리면 시인들의 표현처럼 설렘과 묘한 기대와 그리움, 첫사랑의 추억, 그리고 첫눈이 내리는 날 안동역 앞에서 만나자고 약속한 사람을 부르기도 하지만 낭만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천한백옥(天寒白玉)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추워지는 겨울에 집 없는 이들이나 집이 있더라도 허술한 초가집에서 엄동설한을 보내는 가난한 생활을 뜻하는 말로 어렵게 생활하는 이웃도 돌아보는 시간도 필요한 계절이다.

  전라북도에서 재난업무를 담당하는 필자는 눈이 내리면 즐거움보다도 걱정이 앞선다. 

모진 한파와 많은 눈이 내리면 도로 결빙, 상수도 동파, 건물 붕괴, 비닐하우스 붕괴 등 여러 가지 상황이 발생된다. 이에 각 시군에서는 「내 집 앞 눈 치우기」 조례를 제정 ? 운영하고, 또한 주민이 자율적으로 참여하고, 이면도로 제설 작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겨울방학 기간에 청소년에게 건전한 방학을 보내고 제설을 통한 사회봉사활동의 기회를 부여하고자 청소년 제설작업 자원봉사자 모집 운영도 하고 있다.

  

  우리 전라북도는 겨울철 설해, 한파 등을 대비한 시설물 붕괴, 지하 침하 등 11개 분야에 대해 겨울철 종합안전대책을 수립 ? 시행 중이다. 금번 안전대책에는 선제적 예방을 위하여 민 ? 관 합동점검을 강화하고, 재난대비 지원계획, 재난우려시설물 일제조사, 홍보 등 분야별로 세부 계획을 수립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다중이용시설, 법정관리시설물, 스키장 등 밀집시설물에 대해서는 안전교육 및 안전요원 배치여부와 건축 ? 토목 ? 전기 ? 가스 ? 소방 등 민관 합동점검을 실시하고, 대형공사장, 산간 고립예상지역, 노후주택 붕괴 등 우려시설물은 일제조사 등 특별 농?축산 시설물 피해우려지역은 점검 ? 정비 등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

  또한, 겨울철 교통대책으로는 교통두절 예상구간(62개소)의 모니터 요원 선정?운영하고 있으며, 등급별 취약구간을 지정하여 제설장비와 자재 등을 확보토록 하고, 고령화로 인해 농축수산시설물 제설작업에 어려움을 겪는 농어촌 지역은 자율방재단, 안전모니터봉사단, 예찰단 등 민간 봉사단체를 활용하여 비닐하우스 ? 축사의 눈 치우기 등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화재안전대책은 대도민 119 화재예방운동 전개하여, 취약시설 및 주요시설물에 대한 점검 ? 단속 등 안전대책을 추진키로 하였으며, 수도시설은 동파 대비 비상급수 지원체계 구축 등 방지 대책을 수립하였으며, 겨울철 종합안전대책기간(‘15.12 ~ 16.3’)에 겨울철 종합안전상황실을 구성 ? 운영하여 상황을 수시로 관리 ? 모니터링하고 유관기관협업체계 구축, 장비 ? 자재 응원체계 마련, 재난경보 방송 등 홍보매체를 적극 활용하여 상황관리에 만전을 기하기로 하였다. 

  올 겨울은 지형적인 영향에 따라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전망되므로 전라북도는 선제적 안전대책을 추진하여 재난으로 인한 도민의 생명 ? 재산피해, 생활에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전북 구현에 최선을 다 한다는 방침이지만 도의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내 집 ? 내 점포 앞 눈 치우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등의 도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올 겨울을 단 한 건의 안전사고도 없이 첫 눈이 내리던 날 전주역 앞에서 만나자고 약속한 사람 트로트를 부르면서 안전한 올 겨울을 보냈으면 한다.

/전북도청 도민안전실 사회재난과 강미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