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말을 하고 살지만 내가 하는 말이 곧 나 자신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잊기 쉽다. 말은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과 습득한 지식과 배양한 인성과 쌓아온 경륜을 바탕으로, 내 감정을 반영하고 내 기술을 발휘하여 내 안에서 만들어 내놓은 실체이기 때문이다. 실없는 말을 하는 사람은 실없는 사람이요, 참말을 하는 사람은 참된 사람이다.

처칠은 말을 더듬거렸다. 거기다 혀가 짧아 발음이 좋지 않았지만 한 나라의 최고 권력자가 되었고 지금까지도 명연설가이며 존경받는 지도자로 남아있다. 

사람이 자기의사를 표현하는데 가장 주된 방법은 말과 글이다. 말이나 글에는 의사 뿐 아니라 인격도 포함 돼있어 상당히 중요하다. 토씨 나 점하나에 전달 되는 말이나 글은 의미가 크게 다르다. 비록 세 치의 길이도 채 안 되는 혀지만 잘못 놀리면 살인도 할 수 있다. 

예부터 말과 글로 사람을 죽인 사례도 많고. 말과 글로써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었고. 나라도 구한 사례가 우리 역사에 적지않게 전해오고 있다. 또 말과 글로써 평지풍파를 일으켜 나라를 파국으로 몰아가기도 했고 위기에서 구한 적도 있다. 침묵은 금이라는 격언도 신중하지 못한 말과 글로 해코지하는 사람들에 대한 경각심인 것 아닌가 싶다. 

공직자의 몸가짐 가운데 말조심에 대한 중요성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공직자가 한마디 말 때문에 ‘설화’사건에 연루돼 불명예 사퇴하거나 정부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야기한 예가 얼마나 많은가.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선생은 ‘목민심서(牧民心書) 제2편 율기육조(律己六條)에서 공직자들이 지녀야 할 덕목과 품행을 ‘무다언(毋多言)’이라고 적었다.

공직자는 “말을 많이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또 목민심서 제5편에 “어중지도(馭衆之道)는 위신이이(威信而已)”라는 구절이 있다. 대중을 통솔하는 방법은 위엄과 믿음 뿐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오늘날 일부 공무원들은 그러하지 못해 한번 생각해 볼일이다.

사회의 공기(公器)요, 목탁이란 평가를 받는 페이퍼는 '쓰레기통'이 본다는 언론 비하 발언을 퍼부었다가 자질논란에 휩싸였다

부안 군의회 행정사무감사장에서 ㅂ의원이 읍면에 들어가는 신문부수가 각각 다르다? 많은 신문이 공무원이 봅니까 신문부수를 줄여야 하지 하는가? 신문대금도 만만치 않은데 조정해야 하지 않는지에 대해 질의를 했다,　　

이에 L모 실장은  답면에서 신문이 쓰레기 통이 본다고 답변했다. 38년 공직생활로 다음달 공로연수에 들어갈 이분은 긴장했는지 순간 망언을 했는지 평상시 언론에 대한 생각을 도출했는지 모른다.

공직생활 중 청렴하게 선후배 동료에게 따듯한 분이셨는데 한 후배 공무원은 물론 의원들까지 말년이라 긴장이 풀려 노망들으었나보다고 쑤군거렸다,

선인들은 '구설자멸신지부야(口舌者滅身之斧也, 사람의 입과 혀는 몸을 멸망시키는 도끼)' 일어상인통여도할(一語傷人痛如刀割, 한마디 말은 사람을 상하게 해 아프기가 칼로 벤 것과 같다) 등을 언급하며, 말조심을 생활화했다. 

장유유서(長幼有序)의 사소절 서문에 남은 대목에 "소절(小節)을 닦아야 대절(大節)을 보고 대의를 실천할 수 있다" "내가 항상 두려워하는 것은 작은 예절을 닦지 못해 가족들이 본받을 점이 없을까 한다" 등의 문구가 새삼 떠오르는 까닭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이옥수/지방부 부안주재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