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교육지원청의 공립단설유치원 설립을 놓고 지역내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여론조사로 설립추진이 결정된다.

18일 익산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익산교육지원청은 배산·장신지구 택지가 개발됨에 따라 2019년까지 오산면 옛 영만초교 부지에 12학급(195명) 규모의 단설유치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부모와 시민단체 측과 사립유치원·어린이집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학부모행동은 18일 성명을 내고 "익산공립단설유치원을 원안대로 건립해달라"고 촉구했다.

학부모들은 "현재 전체 유치원, 어린이집의 80%가 사립이다"며 "유아교육이 경쟁교육과 돈벌이의 수단으로 상당부분 왜곡된 현실에서 유아교육은 사업이 아니라 교육이 우선 가치여야 한다"고 비난했다.

민주노총익산지부 등 26개 시민단체도 지난 16일 성명을 내고 "지난 2010년부터 추진된 익산공립단설유치원이 민간유치원의 반대와 도의회의 예산보류로 5년째 표류하고 있다"며 "익산단설유치원 설립이 지역사회의 공공성이 침해받지 않고 공교육 강화를 위해 이번 기회에 반드시 설립돼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반면 익산지역 사립어린이집은 "영유아수가 2010~2014년 5년간 매년 500여 명 감소하고 있는 실정에 현재 사립정원수는 1만 6,847명인데 비해 이용 원아수는 1만 2,242 명으로 4,605명이 부족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설설립을 추진하려는 것은 익산시 영유아수를 고려하지 않은 탁상 행정이다"고 비판했다.

또한 "단설유치원의 신축비 80억원 교육예산과 더불어 설립 후 매년 32억 원 이상이 익산교육지원청에서 지불돼야 할 세금이다"며 "이것은 익산시민을 보이지 않는 빚더미에 앉게 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익산교육지원청은 익산 공립단설유치원 설립문제를 시민여론조사로 결정한다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시민여론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오는 20일부터 양일간에 걸쳐 익산지역 만19세에서 65세 미만의 시민 9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여론조사 결과 50% 이상 찬성일 경우 익산교육지원청은 도의회에 공립단설유치원 설립 동의안을 상정하고 50% 이하일 경우 공립단설유치원 추진을 중단한다는 입장이다.

/고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