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지난 15일 폐막했다. 

이번 비엔날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서예 전문가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서예'라는 것은 역시나 어려운 예술이다는 평으로 '대중화'라는 과제를 남기며 마무리됐다.

지난달 17일 개막한 2015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물질에서 정신으로'라는 주제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전북예술회관, 한벽루에서 총28개의 다채로운 행사로 펼쳐졌다. 이번 비엔날레에는 전세계 18개국 총842명의 작가의 1,151점의 작품이 전시됐다.

비엔날레조직위에 따르면 이번 비엔날레에는 약 14만 4,000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3년 17만명에서 약 3만명 감소한 수치다.

서예의 고장인 전라북도를 알리기 위해 지난해보다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다양한 시도를 한 조직위의 노력은 엿보였다. 

다만 아직 일반대중들에게 이번 비엔날레는 즐기는 '축제'의 개념보다는 하나의 '볼거리'로 그쳤다는 평이다.

이에 따라 서예작품에 대한 설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해당 작가의 제목만이 달랑 쓰여져있는 설명에 그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무엇을 표현하고 싶었는지 일반인들은 난해하기 어려웠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실제로 아이들을 데리고 간 한 학부모는 "교육차원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갔는데 무엇하나 제대로 설명할 수 없었다"며 "아이들이 지루해하기도 했지만 실제로 이해하지 못한 나도 지루했다"고 말했다.

전북예술회관에서 진행된 '13년 기념공모전 대상작가 초대전' 등의 프로그램에서는 단 1명의 작가 특별전임에도 불구하고 해당작가의 사진 한장도 걸리지 않으면서 관람객들은 작가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알지 못했다.

전시를 관람하던 한 전주시민(88)은 "이도영 작가의 작품은 간결하고 심플하지만 깊은 맛이 있다"고 칭찬하는 반면 "이도영 작가가 누군인지를 몰라 사진이라도 하나 걸어져 있었으면 좋았을 뻔했다"고 아쉬워했다. 

전주한옥마을 주변에 설치된 '강변의 깃발서예전'과 '시(詩)가 있는 등불 서예전'은 서예가 단순 글씨예술의 범주를 넘어 설치예술화 및 디자인화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길을 개척하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다만 서예가 아닌 하나의 설치예술로만 집중되며 서예로의 특색을 부각시키지는 못했다. 

더불어 유명작가의 작품을 직접 탁본해 소장하는 부대행사, 서예가가 행사장을 방문하는 관람객에게 가훈을 무료로 써주는 행사 등 총10개의 부대행사가 진행됐지만 주전시장 옆에서 작게나마 진행되는 부대행사가 단 몇분만에 끝나는 등 대체로 '맛보기' 형식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병기 총감독은 "올해를 한국 서예의 세계 진출 원년으로 삼고 다양한 방향을 모색하고 소기의 성과도 있었다"며 "서예의 정체성을 확립한 뒤 다양성과 창작성을 이용해 대중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다음 대회부터는 우리 서예를 전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고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