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역에서 재배한 고추를 사들어 가공한 고춧가루 원산지를 허위로 표기해 4년 동안 235t을 시중에 판매한 농협이 경찰에 적발됐다.

정읍경찰서는 5일 다른 지역에서 생산한 고추로 만든 고춧가루의 원산지를 허위 표시해 시중에 판매한 혐의(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로 정읍의 한 단위농협 조합장 A(53)씨 등 정읍과 고창부안농협, 전남 함평의 농협 관계자와 고춧가루 제조업자 등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 2011년 4월부터 올해 9월까지 전남 영광과 경북 안동 등 10여개 지역에서 재배한 고추 1380t을 사들여 고춧가루로 가공한 뒤 제품포장지에는 해당 지역에서 재배한 명품 고추인 것처럼 속여 허위 표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타지역에서 사들여 가공한 고춧가루 235t(시가 40억원 상당)은 전국 마트 및 학교 급식소 등에 유통했다.

조사결과 이들은 해당지역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의 수매과정에서 물량 공급에 어려움을 겪자 타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구매해 자체 브랜드 를 붙여 소비자들에게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이들은 쌀을 제외한 나머지 농산물에 대한 원산지 의무 이력제 등의 제도가 없는 허점을 이용해 원산지를 허위로 표기했다”며 “수급량이 조절이 어려운 상황에서 자체 브랜드 농산물의 판매에만 열을 올려 농협이라는 기관을 믿고 해당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줬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지역특산물로 등재된 농산물에 대해서는 최초 농산물 생산 및 가공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관리와 농산물 생산이력제 도입 등을 농림축산식품부에 건의했다"고 덧붙였다.

/박용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