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지정한 직업훈련시설을 운영하면서 훈련생들의 출석부를 조작해 1억원이 넘는 국고보조 훈련비를 타낸 사설 교육학원 원장과 훈련강사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전주덕진경찰서는 23일 가짜 출석부로 고용노동부에서 지원하는 국고보조금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 등)로 사설교육학원 원장 김모(45·여)씨와 훈련강사 문모(45·여)씨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해 5월부터 1년 동안 전주시 경원동에 고용노동부가 지정한 사설 교육훈련기관을 운영, 근로자직업능력개발훈련을 진행하면서 훈련생 115명의 출석부를 조작해 총 288회에 걸쳐 훈련비로 지급된 국고보조금 1억1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출석률이 저조한 훈련생과 지인들의 명의를 빌려 허위로 등록한 훈련생의 출석부를 조작한 뒤 고용노동부의 직업능력개발정보망에 올려 돈을 받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출석부 조작은 고용노동부에서 운영 중인 직업능력개발정보망(HRD-Net)에 출석하지 않은 훈련생들을 출석한 것처럼 조작하는 수법으로 이뤄졌다. 

근로자직업능력개발훈련은 근로자가 직장을 갖는데 필요한 직무수행능력을 습득 혹은 향상시키기 위해 고용노동부가 추진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고용노동부로부터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훈련생이 소정 훈련 일수의 80%이상을 출석해야 1명당 25만원~45만원 가량을 지원 받게 된다.

훈련생들의 출석부를 조작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국고보조금을 훈련강사와 학원이 각각 6대4로 나눠 가졌으며, 대부분 생활비나 학원 운영비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적발된 교육기관은 예쁜글씨 POP기초 과정, 캘리그라피 기초 과정, 슈가크레프트 기초 과정, 자수 공예 지도사 과정, 비즈(구슬)공예 기초 과정, 가죽 공예 전문가 과정, 천연 비누 기초 과정 등 직업훈련 과정을 운영해왔다. 

훈련생들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이 시설 훈련생들의 위치를 추적해 교육 시간과 장소를 대조해 범행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 관계자는“사설 교육기관과 훈련생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학원에서는 이들의 출석을 대신 해주고 국비를 받아 챙겼다”며 “고용노동부에 적발 사실을 통보해 부정수급액 전액을 환수하고 훈련기관 인증을 취소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