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가 검사의 자질과 인권 의식을 감독하기 위해‘검사 평가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혀 갈등이 예상된다. 

변협의 검사평가는 사건을 수임한 변호사가 직접 수사 및 공판 과정에서 검사 개개인에게 점수를 매기겠다는 것으로, 평가의 신뢰성 논란 등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변협은 21일 “사법 사상 최초로 변호사가 검사를 직접 평가하는 검사평가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변협은 “검찰의 수사와 기소 과정은 폐쇄적이고, 기소독점주의·기소편의주의·검사동일체원칙 등에서 비롯된 검사의 광범위한 기소재량권 남용 등으로 피의자에 대한 부당한 압력이나 회유가 있거나 심각한 인권침해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2005년부터 올해 6월까지 검찰수사 중 자살한 사람이 모두 100명에 달하고, 올 상반기에만 15명의 피의자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을 예로 들었다.

변협은 또 “변호사가 수사와 공판 과정에 직접 참여하며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해당 검사의 인권의식, 적법절차 준수 여부, 업무처리 능력, 검사로서의 자질 등을 평가할 것”이라며 “평가결과를 취합해 ‘우수검사’와 ‘하위검사’를 선정해 법무부와 대검찰청에 인사자료로 전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변협이 공개한 검사 평가 항목은 윤리성 및 청렴성(15점), 인권의식 및 적법절차의 준수(25점), 공정정 및 정치적 중립성(15점), 직무성실성 및 신속성(15점), 직무능력성 및 검찰권 행사의 설득력(15점), 친절성 및 절차진행의 융통성(15점) 등 6개 항목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변호사의 개인별 성향에 따라 평가 기준이 엇갈릴 수도 있어 평가의 신뢰성에 대한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변협은 검사 평가 결과를 검찰 인사에 참작하게 한다는 내용의 검찰청법 개정안도 발의할 계획이다. 

이같은 변협의 일방적인 검사 평가제 시행 발표에 대해 현직 검사들의 반발도 거셀 것으로 보여 변호사와 검사의 갈등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박용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