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이 상승해 서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정작 유류세 완화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6일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관련 부처를 중심으로 기름값 인상에 따른 교통세 유지 여부 등 유류세 인하 방안이 논의 중이다.

 유류세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교통세는 지난해 약 20조원을 걷은 것으로 추정되며, 주로 도로·철도·항만·공항 건설 공사에 사용되는 세금이다.

 교통세의 15%는 환경, 3%는 에너지, 2%는 균형특별회계 예산으로 배정된다. 사실상 에너지, 환경분야 보다 각종 도로 공사에 쓰이는 세금인 셈이다.

 정부는 지난 21일 물가대책회의에서 기름값이 지속적으로 폭등할 경우 유류세를 인하할 지 여부에 대해 검토한했다.

 이 회의에서 정부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경우 관세 인하나 유류세 인하 등을 검토하겠지만, 재정악화 우려 등으로 현 단계에서는 유류세를 인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국토해양부는 오히려 2012년 만료 예정인 교통에너지환경세(교통세)를 2020년까지 연장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국토부는 교통 인프라 구축을 위해 반드시 교통세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관련 부처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가 유류세에 인하에 소극적인 것은 조세편의주의 행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기름값 절반에 이르는 유류세는 전혀 손대지 않고 정유업계에만 기름값을 내리도록 하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유류세에 손대지 않는 이유는 각종 도로공사에 쓸 재원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