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맞아 진행되고 있는 '범 도민 전통시장 살리기'가 헛구호에 그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지역자금 역외 유출, 골목상권 초토화 주범 등의 지적을 받고 있는 대형마트가 설을 맞아도내 기관들로부터 홍보를 지원받아 고객 및 매출 증대로 이어지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도와 농협은 지난 13일 '설 맞이 지역 우수농특산풀 판매장터 운영' 관련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다.

 조치훈 전주시의회의장이 대형마트 영업시간 조정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이마트 전주점과 농협하나로마트 전주점에 각 30평 규모의 지역우수농산물코너를 개설해 산지직거래를 통해 신선하고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도내 각 기관들이 "설 명절에는 전통시장에서 저렴한 장보기를 펼쳐 전통시장 기를 살리자"며 전통시장 애용을 적극 홍보, 권장하고 있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과연 '전통시장 활성화'가 실효성을 거둘지 의문이 들고 있는 것.

 21일 이마트전주점은 "전북 지역농산물이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타 지역 상품보다 신선하고 지역우수상품이라 읻을 수 있어 이왕이면 여기 매장에서 구입한다"는 고객의 표현까지 덧붙였다.

 때문에, 농민들의 수익을 올려주기 위한 방편이라는 해명도 있지만, 명절을 앞두고 2% 부족한 시기조절이다는 지적과 함께 전통시장내에 '지역우수농산물 상설 판매장' 마련 등의 대안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주 도내 전통시장을 돌며 장보기를 펼친 기관 관계자는 "도내 농민들의 우수농산물의 판로 개척 차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시기가 교묘하게 겹쳤다"며 난감해 했다.

 한편, 설을 10여일 앞두고 행정뿐 아니라 각 기관들이 '전통시장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어 기대는 일고 있다.

 송하진 전주시장은 지난 21일 시청 현관에서 4000여만원의 '온누리 상품권'을 파는 등 전통시장 살리기에 세일즈 역할을 자처했다.

 공무원들은 이날 구입한 상품권으로 24일과 25일 장보기에 나설 예정이다.

 익산시도 전통시장 이용하기 운동에 앞장서기 위해 전 공무원이 복지포인트(1인 5만원) 1억원 어치 익산사랑 상품권을 구매하는 등 전통시장 애용 홍보에 적극적이다.

 특히, 시장별로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고, 설 제수용품이 대형마트보다 25% 가량 저렴하다는 것과 정과 덤 등 전통시장의 맛, 장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지난주에는 도내 중소기업 유관기관들이 지역 전통시장을 찾아 장보기를 펼치며 '온누리상품권'을 설명하고, 가계부와 장바구니를 전달하는 등 '전통시장 캠페인'을 벌인바 도 있지만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하다.

 채소용품을 취급하고 있는 남부시장 상인 A씨는 "명절때마다 '전통시장 애용'을 당부하고 있지만 대형마트 등으로 갈수록 수입이 줄고 있다"며 "구제역, AI, 시내버스 파업 등으로 그 어느때보다 힘든 명절이 될 것 같다"고 한숨을 쉰 후 "전통시장을 많이 이용해 줄 수 있도록 앞장 서 줄 것"을 당부했다.

 /송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