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연기하면서 국내 경제 상황은 다소 안정을 찾을 전망이다. 

앞서 미국발 금리 인상을 앞두고 최근 3개월간 국내 외국인 투자금 10조원이 빠져나가며 불안감이 증폭되던 외화유출 상황도 다소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이 "올해 안에 금리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상존해 있다. 10월 회의에서 인상이 결정될 가능성도 여전하다"고 밝혀 내달 또다시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전문가들은 17일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재의 초저금리(0~0.25%) 수준에 동결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시장에서 이미 예상했던바"라며 국내 경제는 물론 신흥국 경제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동향분석실장은 "예상했던대로 결과가 나온 것"이라며 "충격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도 "커다란 영향은 전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이 실장과 뜻을 같이 했다.

다만 연준이 여전히 연내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 향후 이달 FOMC 개최 전 위기감은 내달 또 한 차례 재현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 실장은 "단기간에는 국내 경제 상황이 안정을 되찾겠지만 여전히 10월이나 12월에 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며 "경제지표마저 좋지 않다면 불확실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 부문장도 "미국이 앞으로 언젠가는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며 "불확실성은 해소된 것이 아니라 이연된 것일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금리 인상이 시작되기 전에는 미국 지표가 나올 때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들썩들썩하면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이번 금리 동결 결정에 세계 경제의 약화 우려, 계속되고 있는 낮은 인플레 및 불안정한 금융 시장 상황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만약 앞으로 중국 주식시장 폭락, 위안화 평가절하, 신흥국 통화 폭락 등 글로벌 경제 불안 요인들이 재차 불거진다면 이달 금리 결정 상황보다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신 부문장은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우리 경제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중국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까지는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중국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아 글로벌 경제의 불안정성이 커진다고 하면 미국이 금리 인상시기를 놓치는 꼴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경기 하강 사이클로 발전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실장도 "금리 인상은 그 때가서 경제 지표 등을 보고 결정할 수밖에 없는데, 연준이 그동안 연내 금리 인상을 하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해놓고도 막상 금리를 인상하지 못한다면 연준의 신뢰에 손상이 갈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통화정책을 펴기가 어렵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