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노인정을 돌며 노인들을 상대로 ‘달팽이즙’을 의약품인으로 속여 판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됐다.

전주완산경찰서는 16일 노인 550명을 상대로 달팽이즙을 의약품으로 속여 팔아 1억7000만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식품위생법 위반 등)로 홍보관 운영자 장모(43)씨 등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 3월부터 4개월에 걸쳐 충남 금산에 홍보관을 차려놓고 전국에서 모집한 노인 550명을 상대로 “직접 키운 사슴녹용을 넣었다. 이 약을 먹으면 닳아진 연골과 허리에 좋고 피도 맑아지고 염증이 없어진다”고 속여 시중가격보다 6배 비싸게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장씨 등은 홍보관 운영, 모집책, 운반책, 안내책, 채권추심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노인들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한 이들은 상품값을 지급하지 않은 노인들을 상대로 채권추심에 나서 상품값을 뜯어낸 것으로 확인됐다. 

장씨는 시중에서 1박스당 5만~6만원에 구입할 수 있는 달팽이즙을 1박스당 30만원에 팔아 총 1억7000만원 상당의 달팽이즙을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장씨는 모집·운반·안내책에게 1박스를 판매할 경우 수당 명목으로 7만5000원씩을 지급했으며, 채권추심책을 맡은 박모(47)씨에게는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노인들을 상대로 돈을 받아낸 추심 대금의 10%를 지급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경찰 단속 이후에도 상호를 바꿔가면서 영업을 지속했으며, 주로 지병이 있는 노인들을 골라 범행을 저질렀다"며 "이와 유사한 형태의 식품을 의약품처럼 선전하는 허위 과장광고가 있을 경우 현혹되거나 절대로 속지 말고 바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용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