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용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역대 가장 많은 한글화 버전을 준비했다"(제프 스튜어트 MS 아태지역 엑스박스 총괄) 

 "한국은 전략 게임 이용자가 많고, IT 인프라도 뛰어나 게임업계에서 대단히 중요한 시장이다"(팀 트레인 빅휴즈게임사 대표)

최근 빙한한 해외 게임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의 발언이다. 해외 유명 게임사들이 한국 게이머(gamer)를 잡기위해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일 청담동 한 영화관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콘솔 게임 브랜드 '엑스박스(Xbox)' 신작 출시를 겸한 팬 페스티벌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MS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고려해 신작 게임 7종을 한국어 버전으로 준비하고, 일부 주요 게임에는 음성까지 한글 더빙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콘솔 게임은 TV에 연결해 즐기는 비디오 게임으로 조이스틱 등의 전용 컨트롤러로 조작한다. PC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에 사세가 위축됐지만 특유의 규모와 조작감으로 두꺼운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다. 

이날 신작 설명회에서 세계적인 프로게이머 데이브 윌시가 기대작 '헤일로5:가디언즈' 시연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윌시는 "한국은 e스포츠가 활발해 자주 방문하는 국가"라며 "한국 프로게이머들의 명성은 해외에서도 유명하다"고 말했다.

모바일 게임과 온라인 게임 업계에서도 한국은 '엣지(edge)'있는 시장이 된 지 오래다. 중화권보다 IT인프라가 잘 갖춰진 데다 순위 변동이 거의 없는 보수적인 일본에 비해 신작 성공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유명 게임 개발사 빅휴즈게임즈는 넥슨과 손잡고 8월 말 역사 전쟁 모바일 게임 '도미네이션즈'를 한국에 선보였다.

지금까지 영국, 로마, 독일, 프랑스, 그리스, 중국, 일본 등을 게임 배경으로 이용했다. 빅휴즈게임즈는 한국 출시를 기념해 우리나라를 게임 속 신규 문명으로 선보였다. 탄탄한 게임성, 글로벌 모바일 게임 배경에 한국이 등장한다는 소식에 힘입어 흥행에도 성공했다.

도미네이션즈의 8번째 문명인 '한국'에는 우리나라의 역사·경제적 특징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용자가 게임 배경으로 '한국'을 택하면 캐릭터를 키울 때 '과학강국' 전술과 '한강의 기적' 효과를 사용할 수 있다. 게임 캐릭터로 '화랑'이 등장하기도 한다.

지난 8월 20일 열린 도미네이션즈 한국 출시회에서 팀 트레인 빅휴즈게임사 대표는 한복을 입고 게임을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트레인 대표는 "일본 설명회 때는 일본 전통복을 안 입었는데 한국 홍보를 위해 특별히 한복을 입었다"고 웃었다.

그는 "한국은 '스타 크래프트'와 '리그 오브 레전드' 등의 전략 게임 인기가 많고, 모바일 게임이 활성화됐다"며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아시아 모바일 게임 시장이 커지면서 게임업계에서 한국은 정말 중요한 국가"라고 설명했다.

한국 문화재 보호 활동으로 현지 사회 공헌을 펼치는 미국 게임사도 있다. 

온라인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를 개발한 라이엇 게임즈는 2012년부터 '한국 문화 유산 보호 및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국내 PC방 점유율 162주째 연속 1위를 기록한 인기 게임이다.

라이엇 게임즈는 최근 문화재청과의 약정식에서 해외 문화재 환수, 문화유산 보존 관리 및 각종 체험 교육 등을 위해 총 8억원의 기부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동안 라이엇 게임즈가 한국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내놓은 후원 기금은 30억원에 달한다. 

/김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