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하위그룹에 속한 대학들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또한 평가방식에 대한 객관성 시비와 더불어 지방대 홀대 정책에 대한 비판도 확산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달 31일 4년제 대학 163개교와 전문대 135개교 등 전국 298개 대학을 대상으로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4년제 일반대학 중에서 A등급을 받은 대학은 모두 34곳으로 20곳이 수도권 대학, 지방대는 14곳에 불과했다.

도내에서는 전북대, 군산대, 원광대, 전주대, 우석대가 'A'등급을 기록했다. 반면 서남대가 'E'등급을, 호원대와 전주비전대는 'D'등급에 포함됐다.

하지만 2023학년도까지 대학 입학정원 16만명 감축을 목표로 시작된 교육부의 '대학 구조개혁'은 정작 관련법안이 국회에서 계류된 상태로 강제적 정원감축이 불가능해 하위등급 학교 이름에만 먹칠된 상태이다. 교육부는 대신 재정지원사업과 컨설팅을 연계해 자율적 이행을 유도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평가방식에 대한 객관성 시비도 일고 있다. 

이번 평가는 서류로 계량화된 수치를 살피는 1단계 '정량평가'와 면접으로 평가자 주관이 담긴 2단계 '정성평가'가 섞여졌다. 

하지만 1단계 정량평가를 위해 모 대학에서는 연봉 1,000만원으로 '무늬만 교수'로 전임교원 확보율을 높여 좋은 점수를 받기도 했다. 또 도내 모 사립대학에서는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졸업고시를 일부러 어렵게 내고 통과하지 못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취업계를 내면 졸업을 시키는 꼼수를 부리기도 했다. 

꼼수를 부린 대학들은 모두 'A'등급을 맞았다.

또한 평가자 주관이 담긴 '정성평가'에서는 말 잘하는 사람이 속한 대학은 'A'등급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도내 한 대학 관계자는 "대학들이 무리한 학과 통폐합, 졸업생들을 대학 내 무차별적 조교 취업 등 급조된 정책으로 학생들과 갈등만 빚고 있다"며 "이 같은 숫자화된 평가가 무슨 의미가 있나"하고 지적했다.

평가가 지방대 홀대 정책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4년제 일반대학 중에서 A등급을 받은 대학은 모두 34곳에서 지방대는 14곳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지방거점 국립대는 전남대, 전북대, 충북대 등 3곳뿐이었다. 

이와 관련해 도내 국립대 관계자는 "대학 비교그룹을 수도권, 지방대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대형·중형·소형으로 분류해야 한다"며 "현재 2만명인 학교와 5,000명이 다니는 대학이 같은 지표로 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학구조개혁평가가 단순한 지표보다 다년간 평가, 몇 번의 평가를 통해 개혁이 돼야 한다"며 "대학이라는 곳이 일부 상점처럼 쉽게 문을 닫을 수 있는 곳이 아니다"고 당부했다. 

/고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