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여성들을 예술?흥행비자(E-6)로 입국시켜 유흥업소 종업원으로 공급한 연예기획사 대표와 유흥주점 업주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검거됐다.

전북지방경찰청 외사계는 1일 근로자 파견계약서를 위조해 예술?흥행비자로 입국한 외국인 여성들을 유흥업소에 공급한 혐의(출입국관리법 위반 등)로 연예기획사 대표 최모(55)씨 등 1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들 외국인 여성을 예술?흥행비자 목적과 달리 유흥접객원으로 고용한 유흥주점 업주 이모(50)씨 등 13명과 외국인 여성 A(21)씨 등 40여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 등은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필리핀,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에서 현지 브로커와 접선해 예술·흥행비자로 여성들을 한국으로 입국시킨 뒤 유흥주점 업주 이씨 등에게 1인당 30만~50만원을 받고 유흥업소에 접대부로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최씨 등은 외국인 여성들의 입국관련 근로자 파견계약서를 위조하는 등의 수법으로 허위 초청해 유흥업소에 불법취업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경찰의 수사를 피하기 위해 입국한 외국인 여성들의 공연장소를 출입국사무소에 신고한 장소와 전혀 다른 지역에 취업시켜 유흥주점 종사원으로 근무하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일부 연예기획사는 초청한 외국인을 모두 취업시켜 이득을 취하기 위해 실제 외국인을 필요로 하지 않는 업소의 명의를 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적발된 외국인 여성들은 한 목소리로 “가수로 노래를 부르기 위해 한국에 온 것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첩보를 입수해 강릉, 대구, 울산, 구미, 거창, 춘천 등에서 외국인 불법취업 사실을 확인하고, 전국의 유흥주점에 취업한 외국인들의 소재를 파악해 불법취업 사실 등 혐의를 입증해 이들을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예술흥행비자로 입국하면 예술활동을 취급하는 일을 해야하고, 외국인전용관광편의시설로 지정된 업소에서만 취업할 수 있는데도 이들이 입국시킨 여성들은 모두 주점에서 일하는 등 유흥업소 취업을 위해 비자제도를 악용한 사례”라고 말했다.

경찰은 최씨 등의 여죄를 조사하는 한편 이번에 적발된 외국인 여성 40명의 신병을 출입국사무소에 인계했다.

/박용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