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추석을 앞두고 실시한 선물 예약 판매가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했다. 

내수 불황과 메르스 여파로 주춤했던 소비 심리가 추석을 맞아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예년보다 일찍 예약판매에 돌입한 유통업계의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1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17일부터 시작한 추석선물 예약 판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6% 증가했다. 품목별 증가율은 ▲한우 32.6% ▲수산 25.4% ▲청과 29.7% ▲건강식품 27% 등이다. 

현대백화점도 지난달 21일부터 31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예약을 진행하면서 매출이 32.7% 올랐다. 품목별 신장률은 ▲한우 36.1% ▲생선 37.9% ▲청과 67.2% 등이다. 

신세계 백화점은 지난달 18일부터 추석 선물세트 예약을 실시한 결과 지난해보다 59.8% 판매가 늘었다. 품목별 신장률은 과일 등 농산세트 75.2%, 한우 등 축산세트 50.3%, 홍삼 등 건강세트 61.4% 등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예약 판매 초반이지만 일자별로 고객들의 동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며 "명절을 맞아 소비심리를 살릴 수 있는 프로모션에 총력을 모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화점에 비해 저렴한 제품을 판매하는 대형마트도 지난해보다 선물 예약판매율이 크게 증가했다. 

이마트는 지난달 17~31일 15일간 추석 사전예약세트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8.5% 신장했다. 

품목별로는 올해 작황이 좋은 배, 사과 등 과일세트 매출은 크게 증가했다. 반면, 가격이 상승한 냉장 한우세트의 매출은 감소했다. 

올해 작황이 좋아 맛도 좋으면서 세트 판매가격이 10~20% 정도 감소한 배와 사과 세트는 각각 전년대비 565.4%, 694.8% 신장했다. 

반면 한우 사육두수 감소로 가격이 20% 가량 상승한 냉장한우세트의 경우 전년대비 매출이 6.5% 감소했다.

한편 명절 대표 품목인 굴비세트 역시 봄 조기 조업량이 좋지 않아 가격이 인상, 판매가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저렴한 사전예약에 구매하려는 고객이 늘어나며 매출은 2배 이상 올랐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달 10~30일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8.7% 증가했다. 또 선물세트의 평균 구매 단가(3만1803원)도 지난해(2만6853원)보다 18.4% 신장했다.

마트의 경우 기업 고객들이 신선식품보다는 가공식품, 생활용품 등을 주로 추석 선물용으로 예약 구매했다. 

품목별 증가율은 ▲조미·인스턴트 식품 세트 170.1% ▲커피·차 세트 43.0% ▲생활용품 세트 11.5% 등으로 조사됐다. 특히 1만원대로 가격이 저렴한 '양말' 세트가 1450.7%로 15배 가량 큰 폭으로 신장했다.

이마트 최훈학 마케팅담당 팀장은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보름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조기에 대량 매출이 많이 발생하는 것은 좋은 신호로 보인다"며 "공통 프로모션 외 점포별 자체 행사를 통해 고객들의 혜택을 강화해 매출 상승세를 행사 마감까지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