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재획정과 함께 여야의 선거제도 개혁 논의가 점점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주장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새누리당은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를 새정치민주연합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두 정책에 대한 이해득실이 달라 절충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먼저,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전국을 몇 개의 권역으로 나눠 인구 비례에 따라 권역별 의석수를 먼저 배정한 뒤, 그 의석을 정당투표 득표율에 따라 배분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해산된 통진당 등은 정당 득표율이 많았지만 의석수를 많이 가지지 못했다. 권역별비례대표를 시행하게 되면 정의당 등 현재 소수정당 의석수가 늘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권역별 비례대표제도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에는 중대선거구제가 전제 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중선거구제의 경우 1개의 선거구에서 2~3인, 대선거구제의 경우 4인 이상의 의원을 선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소수의 의사도 대표 선출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사표(死票)를 최소화 할 수 있으며, 군소정당 또는 신생정당의 의석 획득 가능성을 높여준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 소선거구제를 그대로 두고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실시하면 오히려 양당제가 더 고착화될 우려도 제기된다. 

정치권 한 인사는 “소선거구제는 해당 선거구에 의원이 1명이기 때문에 사퇴사망시에 보궐선거를 자주 치러야 한다는 점과 특정지역구에 유리하게 변경된 기형적인 선거구 획정이 많다. 이 때문에 투표전부터 승자독식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소선거구제에 대한 개혁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완전국민경선제는 국민의 선거 참여 기회를 확대해 참여 민주주의를 실현한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완전국민경선제의 경우 국민들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당원 투표가 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 완전국민경선제를 실시하려면 적어도 몇 년전에 결정해야만 정치신인들에게 자기를 알릴 기회를 줘야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결국 완전국민경선제는 기존 정치인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새누리당 내부적으로도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 

도내 정치권 관계자는 “경상도에서는 지지율이 높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많다. 반면에 전라도에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지지율이 높지 않다. 권역별 비례대표를 적용하면 새누리당에는 별 이득이 없게 된다. 결코 새누리당에서는 달갑지 않을 것이다. 결국 기득권을 서로 놓지 않으려 할 것이고 지역 독점구도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광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