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지난 7일 발표한 초등생의 학교폭력을 예방하겠다며 담임 교사에게 승진 가산점을 주는 '초등학생 맞춤형 학교폭력대책'에 대해 김승환 교육감은 17일 확대간부회의에서 “교원 승진의 흐름을 전혀 읽지 못하는 의미 없는 대책”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초등학생 맞춤형 학교폭력 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교육부는 ‘교육공무원 승진규정’을 개정해 담임교사에게 승진 가산점을 최대 1점(1년에 0.1점씩)까지 줄 방침이다. 학교폭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예방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담임교사의 사기를 높인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에 대해 김승환 교육감은 “초등교사 중 담임을 맡고 있는 교사 비율이 80% 이상인데도 담임 교사에게 승진 가산점을 주는 것을 학교폭력 예방대책이라고 내놨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교육감은 “교육부의 학교폭력 대책은 완전실패라고 진단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며 “교육부가 학교폭력 대책과 관련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할 일은 헌법을 유린해버린 장관 훈령을 폐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육감이 언급한 장관 훈령은 '학교폭력 가해사실을 학생부에 기재하라'는 교육과학기술부 훈령으로 지난 2012년 도입됐다.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 논란과 관련해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학교폭력 가해학생들의 가해사실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해 강력한 징계로 학교 폭력을 예방하겠다는 제도의 취지인 반면에 일부에서는 학교폭력을 학생부에 기재하는 것은 교육을 하는 학교가 할 일이 아닐 뿐만 아니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개선권고까지 받은 사안을 강행해서 안 된다는 주장이다.

한편 김승환 교육감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담임교사 승진 가산점 언급 외에도 학교 업무 최적화를 위해 혁신학교, 농어촌학교 희망찾기, 원도심학교 살리기 등 3대 사업을 제외한 모든 공모사업을 오늘자로 정리하도록 지시했다.

현재 도교육청 공모사업은 26개(117억 9,000만원)로 총 911개 학교가 한 학교당 2~4개의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김 교육감은 “공모사업이 학교 간 경쟁방식을 취하고 있고 학교별로 많은 사업에 참여하다보니 교원들의 업무 무담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중등 교육력 제고, 선도학교 운영, 참학력 모델학교, 교사수학동아리, 학생수학동아리, 독서교육 등 혁신학교 사업 등과 중복되는 공모사업들은 전부 폐지될 전망이다.

 /고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