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업계에서 30대 최고경영자(CEO)들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지난 10일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를 다음카카오 단독 대표로 내정한다고 밝혔다. 내부 직원들도 예상하지 못한 급작스런 인사였다.

1980년생인 임 내정자는 올해 만 35세다. 대리나 과장급인 나이에 시가총액 8조원대 IT기업의 대표로 부상했다. 

IT업계 30대 CEO는 임 내정자가 처음이 아니다. 이미 상당수 IT 기업들이 30대 CEO 지휘 아래 경영 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해 나가고 있다. 

엔씨소프트와 게임업계 1위를 다투는 넥슨코리아의 박지원 대표는 1977년생이다. 그는 2014년 4월 만 37세의 나이로 넥슨코리아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박 대표는 지난 2003년 넥슨코리아에 입사한 후 일본법인 경영기획실장과 운영본부장을 거쳤다. 그 후 일본법인 등기임원으로 글로벌사업을 총괄하며 넥슨의 도쿄증권거래소 상장에 상당한 힘을 보탰다. 

NHN엔터테인먼트도 젊은 CEO가 이끌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의 정우진 대표는 1975년생으로 2014년 2월 만 39세의 나이로 대표이사에 올랐다.

정 대표는 2000년 서치솔루션 입사를 계기로 IT업계에 발을 들였다. 그는 2001년 네이버와 한게임의 합병법인인 NHN에 합류했다. 그 후 NHN USA 사업개발그룹장, NHN 캐주얼게임사업부장을 거쳤다.

NHN이 2013년 8월1일 네이버와 NHN엔터테인먼트(한게임)로 법인을 분할하자 NHN엔터테인먼트 초대 사업센터장을 맡았다. NHN엔터테인먼트 대표에 취임한 후 간편결제서비스 '페이코' 출시, 보안 서비스 진출, 네오위즈인터넷 인수 등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적자 확대는 정 대표의 큰 고민거리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올 2분기 8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보다 적자가 10억원 가량 늘어났다. 신사업이 성과를 내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정 대표의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조직을 잘 이끄는 것은 젊은 CEO의 가장 큰 과제로 꼽힌다. 

임지훈 다음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오는 10월 1일 다음카카오 출범 1주년을 앞두고 내부 진통을 봉합해야 한다. 출범 이후 다음 서비스가 효율성을 이유로 줄줄이 종료되고, 다음 출신들이 카카오 출신보다 인사에서 낙오되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화학적 융합 및 결속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넥슨과 다음카카오도 실적이 그리 좋지 않아 젊은 CEO들의 어깨가 무겁게 만들고 있다. 다음카카오의 2분기 영업이익은 1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6%나 하락했다. 넥슨의 2분기 영업이익은 1023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4% 늘어났지만 게임 사업이 예전같지 않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IT업계에서는 전문경영인이 2년 이상 못 버티는 경우가 많다"며 "연륜과 경륜을 뛰어 넘는 평판과 실적이 장수 조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IT기업 연혁이 짧다보니 젊은 CEO 등장은 자연스럽다"며 "구글과 소프트뱅크,네이버처럼 회사 경영이 최대주주와 전문경영인으로 나뉘는 일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평했다.

/이성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