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세외수익 증대를 위한 과태료 징수에만 집중하는 가운데 정작 시민들의 교통안전은 크게 위협받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전주시가 시내버스승강장 불법 주·정차를 집중단속하고 있지만, 상당수 버스운전기사들이 원활한 교통흐름을 위해 설치한 버스전용 승강장(버스베이)을 외면한 채 주행차로에 정차해 애꿎은 시민들만 사고위험에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아스팔트마저 녹여버릴 듯 폭염이 맹위를 떨친 4일 오후 버스승강장을 지나는 버스 모두 다 텅빈‘버스베이’를 놔두고 멀찍이 주행차로에 정차해 시민들은 차로까지 걸어가 버스를 타고내려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전주시는 버스기사들의 시민안전을 무시한 운전행태에는 눈을 감고 버스승강장 불법 주?정차 단속을 내세워 과태료 징수에만 혈안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전주시는 지난 6월부터 버스승강장 불법 주?정차 단속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시내버스 승강장 내 주정차 행위에 대한 단속에 시내버스 블랙박스 영상을 활용해 왔다. 

그결과 지난 6월 15일부터 7월15일까지 한달새 1180건의 버스승강장 불법 주?정차를 적발, 총 4720만원(한 건당 4만원)의 과태료 징수 실적을 거뒀다. 

현재 블랙박스(CCTV)가 장착된 전주 시내버스는 신성여객 95대, 전일여객 91대, 제일여객 91대, 호남여객 74대, 시민여객 32대 등 모두 5개 업체 383대로 각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설치·운용하고 있다.

시는 블랙박스가 장착된 모든 시내버스 차량과 시 보유 단속차량을 활용해 시내버스 승강장 전·후 10m 구역과 교차로 곡각지점 등 불법 주?정차 위반 행위를 강력 단속할 방침이다.

하지만 도심의 원활한 교통흐름과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단속이라는 전주시의 설명과는 달리 현실은 과태료 징수만 늘어날 뿐 교통정체 해소나 사고예방 효과는 전무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강력한 버스승강장 불법 주?정차 단속으로 승강장 주변 불법 주정차 차량은 크게 줄었다. 하지만 버스를 운행하는 버스 기사들이 버스승강장 구역에 정차하지 않고 멀찍이 주행차로에 제멋대로 정차하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교통정체와 사고위험을 높이고 있다는 불만이 비등한 현실이다.

평화동 버스승강장에서 만난 시민 박모(37)씨는 “도심 주요도로에 버스전용 승강장을 만들어놨는데도 대부분 버스들은 도로 안쪽 승강장으로 들어오지 않고 주행차로에 정차해 이용객들이 도로를 건너 버스를 타고내리는 경우가 많다”며 “버스기사들의 운전행태가 변하지 않는 한 아무리 불법 주?정차 단속을 강화해도 근본적인 교통대책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전주시 관계자는 “버스회사에 공문을 보내 버스운전기사들의 안전운행 절차 준수 등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아직 잘 지켜지지는 않고 있다"면서 "시내버스가 반드시 승강장 구역 정차선 내에 정차해 승객들이 안전하게 승하차할 수 있도록 버스기사들에 대한‘정차선 지키기’교육과 현장 행정지도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