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가 3일 개소식을 가졌지만 당분간은 속 빈 강정 신세로 전락될 위기에 빠졌다.

전북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 개소식이 3일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비롯해 전북대 이남호 총장, 송하진 전북도지사, 이양호 농촌진흥청장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아시아 최대 규모의 연구소 개소를 축하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부족한 예산으로 인해 연구소 운영에 차질을 빚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연구소 기반구축을 위해 2020년까지 5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지만 현재 확보된 예산은 올해 15억원을 포함, 5년 동안 75억원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연구인력이 현재 고작 6명에 불과하고 연구를 위한 시설 및 장비는 거의 갖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앞으로도 예산부족으로 인한 인력확보 및 장비보충이 불투명하게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예산확보가 어려운 이유는 사람의 질병의 경우 보건복지부에서 관할하고 있으며 동물의 질병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관할하고 있지만 동물에서 사람으로 옮기는 인수공통전염병에 대한 관할부서는 정해져 있지 않아 연구인력양성을 위해 교육부가 책임을 떠맡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의 연구예산은 1,334억이 필요하지만 현재 30%의 부분인 약 400억 가량만 교육부에서 지원될 형편이다.

그러므로 전북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가 제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국가연구기관으로 이전하고 거액 예산을 확보해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남호 총장은 “국가연구기관으로 전환 시 거액의 국가예산을 확보하더라도 지역사회와 협력 네트워크의 구축은 어렵다”고 난색을 표하며 “특정 중앙부처에 귀속된다면 단기간 재정지원은 가능하더라도 다른 부서에서는 자기 소속이 아니라서 지원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할 것이다”고 못박았다.

이어 “전북대는 교육부관장으로 연구법인을 설립해 운영주체는 대학으로 하고 관계된 여러 부처인 복지부, 농림부, 미래부 등의 법무처 사업에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익산시 월성동에 위치한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는 최근 발생한 메르스를 비롯해 국내에서 발생이 빈번한 AI, 브루셀라 등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총 432억원이 투입돼 설립됐다. 연구소 및 부속 야외 동물 실험동을 포함하는 84,430㎡(약 25,585평)의 부지에 연면적 12,717㎡(약 3,853평) 3개의 연결된 독립 건물이다.

이날 개소식에는 그간의 사업 추진과 경과보고, 연구소 건립에 공헌한 유공자에 대한 감사패 증정, 개소를 축하하는 테이프 커팅 등이 이어졌으며 이날 참석한 황 부총리는 “전북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가 세계적인 전문 연구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고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