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개혁이 하반기 정국 최대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야당은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을 고리로 이번 기회에 재벌 및 기업 등으로까지 개혁범위를 넓혀야 한다며 전선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여당은 노동시장 개혁의 정기국회 내 처리를 목표로 거듭 내세우며 전선 확대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련의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을 언급하며 "재벌개혁은 노동개혁보다 먼저 사회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총수 일가가 소수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편법·불법을 동원하면서 재벌은 국민 경제의 성장 동력이 아니라 리스크로 전락하고 있다"며 "박근혜정부가 경제를 살리고 싶다면 노동시장 문제로 (책임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재벌 문제를 거론하고 우리 기업들에 관한 문제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 청년일자리 창출 및 노동·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추미애 최고위원은 "정부여당은 경제위기의 원인이 노동에 있다면서 노동개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지만 그 내용은 노노갈등과 세대갈등을 부추기는 것 뿐"이라며 "눈앞의 총선·대선을 위한 선거 구호, 정치적 수사에 그친다면 '개혁'이 아니라 '개악'만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 최고위원은 "정부여당이 경제가 위기라고 노동을 압박하면서도 실상은 총투자와 총소비를 늘려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는 정책 대안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총투자와 총소비를 늘릴 수 있는 근본적 경제정책 속에서 위기에 처한 노동 문제에도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이 같은 새정치연합 주장을 "끼워넣기"라고 비판하며 일축했다.

당대표와 원내대표의 부재로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던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은 "일부 야당에서 국민대타협기구를 만들자고 하거나, 다른 이슈들을 끼워 넣으려 한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면서 새정치연합을 향해 협조를 당부했다.

서 최고위원은 "공무원연금 개혁 때 어땠나. 국민연금 지급인상률, 급기야 국회법 개정까지 들고 나와 우리는 얼마나 큰 손실을 입었나"라며 "노동개혁은 그것대로 처리하고, 다른 것들은 다른 것대로 의회에서 논의하면 된다"고 선을 그었다.

새누리당 노동시장 선진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이인제 최고위원도 "재벌개혁이나 경제민주화, 법인세 문제 등은 별도의 상임위원회라든지 별도의 기구를 만들어 논의를 진행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이번 정기국회 안에 국회 입법으로 해결할 개혁 과제들은 대타협을 통해 꼭 마무리돼야 한다. 이번 정기국회를 놓치면 19대 국회는 사실상 개혁할 타이밍을 갖지 못한다"면서 "야당이 우리 노동개혁 과제가 금년 안에 마무리될 수 있도록 나와주길 바라고 8월 초에는 반드시 노사정위원회가 재개할 수 있도록 도와주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