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기간 급식을 먹지 못하는 불쌍한 아이들을 도와주세요.”

가짜 후원단체를 만들어 전화로 후원자를 모집해 기부금 명목으로 1억6000여만원을 뜯어낸 11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주완산경찰서는 22일 결식아동 후원자를 전국적으로 모집해 기부금을 갈취한 혐의(사기)로 윤모(55)씨 등 11명을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윤씨 등은 지난 3월 A(34)씨에게 전화를 해 기부금 6만원을 받아내는 등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2447명에게 총 1억6000여만원을 걷어내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윤씨 등은 가짜 후원단체 명의로 후원금을 모집해 편취한 1억6000여만원 가운데 200여만원만 기부하고, 나머지 돈은 자신들의 월급이나 식대, 회식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씨 등은 일반 가정주부들로 3년 전 유사단체에서 텔레마케터로 일을 하던 중 만나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이들은 지난해 전주에 후원단체 명의의사무실을 내고 유사단체에서 텔레마케로 일한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본격적으로 후원자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윤씨 등은 전주의 사무실을 중심으로 전북은 물론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전국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후원금을 받아냈다.

또한 이들은 주로 농촌 마을을 돌며 마을 이장, 부녀회장, 새마을 지도자 등에게도 기부를 권유해 기부금을 모은 것으로 드러났다.

후원자들의 의심을 사지 않도록 1차 전화연결을 통해 후원자를 모집하면, 2차 관리팀이 후원자에게 감사 인사와 애경사 봉투 한묶음을 전달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공무원 등으로부터 이상한 곳에서 후원금을 기부하라고 전화를 받았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한 결과 거젓된 후원단체를 운영한 일당을 적발할 수 있었다”며 “이들은 전에도 유사한 단체에서 텔레마케터 유사 범죄를 저지른 전력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박용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