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중심의 도시’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전주에 정작 시민 안전은 뒷전으로 밀리고, 전시성 행정만 넘쳐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이른 아침부터 밤 늦은 시간까지 많은 시민들이 찾는 전주천과 삼천 보행로와 체육시설 등에 시민 안전을 배려한 행정당국의 투자와 노력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데 총력을 집중해야 할 전주시 행정당국이 안전불감증에 빠져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천변 보행로와 체육시설이 안전사고 위험시설로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전주천 어은골 쌍다리 인근에 설치된 체육시설의 경우도 시민 안전을 위한 배려는 찾아보기 힘들다.

체육시설 바닥을 보도블럭으로 마감해 운동능력이 취약한 어린이나 노약자의 경우 자칫 낙상사고가 일어날 경우 큰 부상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통일성도 일관성도 없이 행정편의적으로 그때그때 설치된 체육시설도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전주시에 따르면 전주천과 삼천 등에 설치된 운동기기는 총 191곳(전주천 54곳, 삼천 137곳)에 달한다. 

하지만 대부분 체육시설 바닥재가 석재로 마감돼 이용객들의 안전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운동기구 바닥공사에 대한 명확한 설치 규정도 없이 중구난방으로 이뤄지는 현실이다. 

이처럼 위험한 운동시설은 이용하는 시민들은 “전주시는 체육시설만 만들어 놓을테니 안전은 이용객들이 알아서 챙기라는 식으로 볼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다른 전시성 사업에는 막대한 예산을 퍼붓고도 시민 안전을 위한 대책은 예산 타령으로 뒷전으로 미루는 상황에서 사람 중심의 도시가 가당키나 한 말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상황이 이런데도 전주시는 이제라도 안전 대책을 서두르는 것이 아니라 천변에 설치된 운동기기의 부상위험 정도가 크지 않아 즉각적인 보수 계획은 필요없다는 입장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하천의 특성상 바닥에 모래를 깔면 우기에 쓸려 나가기 때문에 보도블럭으로 깔았다”며“천변 운동기구 설치 공사를 연차적으로 하다보니 시설별로 바닥재가 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전주시의 안전불감증적인 대처 방식에 시민들의 불만은 커져만 가고 있는 실정이다. 

전주천 보행로에서 만난 시민 K(43)씨는 “안전사고는 예고하고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며 “행정당국이 당장 성과가 눈에 띠는 전시성 사업보다는 시민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도시공간을 만드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