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17일 지방선거 공천권을 시·도당에 넘기는 혁신안을 내놨다. 

이는 전략공천을 통해 당의 취약지역인 영남 등에 대한 공략을 적극적으로 해보자는 취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4번째 발표된 이 혁신안은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공천권을 시·도당으로 이양하고,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에 대한 전략공천권도 시·도당에 주는 것이 골자다. 

지역 현안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각 시·도당에 중앙의 권한을 나눠줌으로써 민생정치의 가장 기초가 되는 인물과 정책을 혁신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각 시·도당의 최종적인 공천안에 대해 최고위원회가 수정 의결을 하지 못하도록 명문화해 중앙당이 공천에 개입할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까지 원천 배제했다. 

이와 관련해 혁신위 임미애 대변인은 "지방의 실정과 임무를 잘 아는 것은 시·도당"이라며 "그것을 중앙당에서 심사하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경우 각 시·도당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또 다른 패권주의가 태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혁신위는 위원장이 공천에서 전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각 시·도당에 공천심사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지만 공천심사위원회가 공정하게 구성됐는지 여부 등을 일일이 점검하기 어려운 만큼 결국 위원장 등의 입김이 상당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임 대변인은 이에 대해 "공천심사위를 만들어 지역의 특성에 맞게 전략공천이 논의되고 그렇게 시행되도록 한 것이지 공천 권한을 위원장 개인에게 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호남 지역에서는 전략공천 필요성이 적지만 취약지역인 영남권에서는 (시도당 전략공천)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혁신위는 또 연간 160억원 가량의 국가지원금 중 10%를 각 시·도당에 제공하는 것을 증액해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최고 20%까지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지층이 취약해 '자원봉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영남권 지역은 당에서 지원받는 자금의 90% 이상을 인건비로 사용하고 있어 정작 필요한 사업비·활동비가 턱없이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취약지역 시·도 당의 '총알'을 보충해 지역 현안에 민감하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 지역민 입장에서 당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는 활동이 가능할 것으로 혁신위는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임 대변인은 "중앙당의 지원금이 인건비 충당하기도 부족하다보니 플래카드 걸 돈도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당원 입장에서 뭔가 활동할 수 있는 재원이 없었던 문제를 해결해 주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천권 이양과 지원금 확대와 함께 혁신위는 시·도당에 사무처장과 민생정책관을 배치해 조직정비와 정책마련을 지원하고 중앙당 상설위원회 위원장 중 3분의 1이상은 원외인사로 임명하며 기존 분권정당추진단을 위원회로 격상시켜 활동토록 했다. 

대신 혁신위는 각 시·도당에 대한 권한과 지원을 늘리는 만큼 더 많은 의무와 책임을 부여했다. 

각 시·도당은 공천 과정에서 여성과 청년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늘어나는 지원금으로 ▲광역·기초의원 의정활동 지원 ▲정책 개발 지원 ▲월 2회 교육연수 등을 하도록 했다. 

혁신위는 이 같은 내용이 반영된 당헌·당규 개정안을 오는 9월 예정된 중앙위원회에서 의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오는 10월 기초·광역의원 재보궐선거부터 이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진성 기자